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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서얼 화가 이인상, 선배 서얼을 그리다

등록 2013-11-17 20:03

11월 18일 교양 잠깐독서

한국학, 그림을 그리다
고연희·김동준·정민 외 지음
태학사·3만5000원
18세기 조선의 문인화가 이인상(1710~1760)의 그림 <검선도>는 “동아시아 회화사에서 전무후무, 유일무이한 그림이다.” 장진성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의 주장이다. “서얼에 의한, 서얼을 위한, 서얼에 관한 그림”이기 때문이다. 서얼인 이인상이 선배 서얼인 유후를 그린 그림이 바로 <검선도>다. 이인상이 그린 유일한 초상화이기도 한 이 그림에서 특징적인 것은 유후의 오른쪽 무릎 아래에 칼자루와 살짝 뽑힌 칼 밑부분이 조금 드러난다는 점이다. 평생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유후는 60대 후반 늦은 나이에도 호구를 위해 하급 관료로 일해야 했는데, 장진성 교수는 그림 속 살짝 뽑힌 칼이 “관직을 맡기는 했지만 어떤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없고 미관말직만 전전한 서얼들의 불행한 삶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았다.

장 교수를 비롯해 한국학 공부 모임 ‘문헌과 해석’에 속한 연구자 32명이 필자로 참여한 <한국학, 그림을 그리다>는 이들이 이태 전에 내 좋은 반응을 얻은 <한국학, 그림과 만나다>의 속편 격인 책이다. 사도세자가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개 그림, 포도와 게 등 먹을거리 그림들, 정조 <환어행렬도>에 얽힌 사연, 1954년 부산 피난민 판자촌 화재 때 불타 없어진 어진(御眞) 40여점 등 그림을 매개로 풀어 놓는 한국학 이야기가 흥미롭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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