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8일 교양 잠깐독서
건축을 시로 변화시킨 연금술사들
황철호 지음
동녘·1만9000원
건축을 시로 변화시킨 연금술사들
황철호 지음
동녘·1만9000원
“적은 것은 지루하다고 말한 건축가도 있다. 하지만 몇몇 건축 거장들은 더 적은 것으로 더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 내어 깊은 감동을 주곤 한다. ‘단순함’은 지루함이 아니라 아름다움이다. ‘더 적은 것이 더 많은 것이다.’ 함축된 단어로 노래한 시가 큰 울림을 주듯 피터 줌터의 건축은 예술의 궁극적 아름다움은 ‘단순함’이라는 것을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건축가인 지은이는 이처럼 좋은 건축은 시와 같다고 말한다. 지은이는 또 좋은 건축가는 ‘재료의 연금술사’라고 말한다. “피터 줌터의 건축에서 재료는 기존의 관습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성취해 냄으로써 감동적으로 빛난다. 그는 건축의 일반적인 재료들에서 그 내면에 숨어 있는 가치를 발견하는 연금술사다.” 지은이는 발스온천장, 콜룸바미술관 등의 건물을 지은 스위스 출신 건축가 페터 춤토어를 비롯해 지은이가 손수 발품을 팔아 보고 느낀 세계의 건축가 15명의 작품을 통찰력 있게 분석한다.
지은이는 “여행하라, 봐라, 분석하라, 변형하라”는 한 건축 거장의 말을 인용하며 답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은이도 이 말에 충실하게 1988년 창덕궁 연경당에서 시작해 20여년 동안 아시아, 유럽, 북미 등 20여개국에서 건축답사 여행을 했다. 책에는 현대 건축 거장들의 건축물 사진과 스케치가 다수 실려 있어 이해를 돕는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