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따로 또 같이 사는 집은 어떨까

등록 2013-11-17 20:09



셰어하우스 구보타 히로유키 글, 류순미 옮김
퍼블리싱컴퍼니 클·1만1200원

컬렉티브하우스
고야베 이쿠코 외 지음, 지비원 옮김
퍼블리싱컴퍼니 클·1만3800원

색 고운 표지에 형광색의 띠지가 둘러져 있다. <셰어하우스>의 띠지에는 “가족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 허덕이지 않고 더불어 사는 삶을 통해 자립해 가는 젊은이들”, <컬렉티브하우스>에는 “나는 이다음에 누구와 어디서 어떻게 살지? 독립의 공간은 지키면서 고립의 시간은 줄이는 삶의 방법”이라 씌어 있다.

지난 11일 부산의 한 원룸에서 혼자 살던 30대 남자가 죽은 지 8개월이 지나 백골 상태로 집안에서 발견됐다. 홀로 살다 홀로 간, 그래서 주검이 방치되고 만 ‘고독사’다. 2012년 통계청 조사 결과 1인 가구는 453만9000가구로 전체의 25%를 차지한다. 이런 시대에도 우리는 기존의 ‘24평, 32평’ 하는 식의 개념으로 커다란 아파트만 지어야 할까? 1인 가구 시대를 우리보다 먼저 맞이한, 그래서 주택에 대한 고민도 우리보다 먼저 시작했을 일본은 어떤 대안을 내놓았을까?

두 권의 책은 ‘혼자 살지만 혼자이고 싶지 않고, 더불어 살아도 독립적이고 싶은’ 현대인의 욕구를 주택 구조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는가에 대한 현실적 대안을 보여준다. ‘셰어하우스’는 ‘가족이 아닌 타인과 주거를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책에서는 각자 방을 따로 쓰면서 거실이나 부엌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플랫셰어’와 ‘하우스셰어’를 주로 다룬다. 2~4명이 집을 나눠 쓰고 있는 20대 남녀 11명을 인터뷰해 절약과 쾌적함을 지향하는 이들의 특성을 집어낸다.

‘셰어하우스’의 경우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을 기반으로 젊은 세대들이 활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한 사람이 집을 구한 뒤 하우스메이트를 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런 경우 이들이 사는 주택이 ‘셰어’를 위해 따로 만들어진 경우가 아니므로 각자가 구한 집의 상태나 구성원의 성격 등에 따라 만족과 불만족이 엇갈린다.

좀 더 구체적이고 새로운 실험은 ‘컬렉티브하우스’다. ‘언제나 함께하고 언제든 혼자일 수 있는 집’을 지향해 건물 전체나 한 층을 아예 설계할 때부터 컬렉티브하우스로 만드는 방식이다. 책에서는 실제 일본 도쿄에 있는 컬렉티브하우스인 칸칸모리, 스가모, 세이세키 등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모두 공용 주방과 세탁실, 공용 거실, 공용 테라스 등이 존재하며 곳에 따라 각종 자치 활동, 동아리 활동 등을 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2003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칸칸모리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돌도 안 된 아이부터 80대까지 어른 41명과 어린이 11명이 28개의 크기가 다른 집에 입주해 있다. 각 세대는 분리된 생활을 하다가도 자치 모임을 중심으로 공동 식사를 하고 원예, 목공, 청소 등의 활동을 함께 한다. 친구가 놀러 오면 좁은 집 대신 넓은 공용 거실에서 놀 수 있으며 아이들도 공용 공간에서 뛰논다. 밥을 먹고 빨래를 하며 이웃들이 자연스레 어울린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공영주택을 짓는 데도 이러한 컬렉티브하우징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