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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팬심으로 세운 나라

등록 2013-12-29 19:55

12월 30일 출판 잠깐독서

JYJ 공화국
이승아 지음
엑스오북스·1만5000원
2009년 <한겨레> 1면에는 흥미로운 광고가 두차례 실렸다. 8월20일에는 ‘당신의 근무환경은?’이라는 제목으로 아이돌그룹 동방신기 소속사의 불공정계약을 비판했고, 9월10일에는 목줄에 묶인 원숭이 세마리 그림으로 가수들의 인권 침해를 고발했다. 광고주는 동방신기의 팬들이었다. 1990년대 이후 자리잡은 팬덤문화가 ‘오빠를 향한 열광’에서 ‘나눔’이라는 외연의 확장을 거쳐 잘못된 시스템과 인권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하는 질적 전환을 한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케이팝을 가르치는 지은이는 동방신기와 한류에 대한 논문을 준비하다가 이 광고를 보고 연구 주제를 제이와이제이(JYJ) 팬덤으로 바꿨다. 이들에게서 다른 팬덤과는 다른 특징, “독특한 자정능력과 자율성 그리고 차분하지만 계획된 저항”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책은 세 청년이 에스엠(SM)이라는 골리앗과 대치하기 시작해 연예계 표준전속계약서를 이끌어내기까지의 과정, 그럼에도 여전히 지상파 예능에서 그들을 볼 수 없는 현실까지 기록했다. 지은이는 제이와이제이 팬덤을 ‘공화국’이라 표현했다. “어떤 유형의 집단이나 사회보다 평등의 원리가 잘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공정계약 고발 탄원서를 쓴 법 전공자도, 홀로 전자서명 사이트를 구축한 엔지니어도 모두 동등한 팬의 입장에서 재능을 나누며 자신들의 영토를 다졌으며 이 에너지가 한국 대중문화의 힘이 됐다는 것이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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