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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내가 오해한 세계를 최선 다해 썼다”

등록 2014-01-13 19:18수정 2014-01-13 22:17

작가 편혜영(42·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씨
작가 편혜영(42·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씨
이상문학상에 소설가 편혜영

사고로 아이 잃은 부부 이야기 ‘몬순’
비밀과 불안상황을 절묘하게 접합
“늘 젊은 감각으로 낯선 소설 쓸 것”
작가 편혜영(42·사진·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씨가 13일 문학사상이 주관하는 ‘제38회 이상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수상작은 단편 <몬순>이다.

“언젠가 이상의 이름이 들어간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작가로서 늘 젊은 감각으로 낯선 소설을 쓰고 싶은데, 스스로가 무디어진다 생각할 때 상기하는 몇몇 이름 중 하나가 이상입니다. 그렇지만 무언가 견고한 자기 세계가 생긴 뒤에나 상이 주어지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이르게 받아 어리둥절합니다.”

13일 낮 기자들과 만난 편씨는 “지난주 일본 여행 중에 수상 소식을 들었다”면서 “여행지의 피로감이 긴장으로 바뀌면서, 신나고 기뻐하리라던 상상과는 달리 오히려 차분해지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한국문학>(2013년 겨울호)에 발표한 <몬순>은 사고로 아이를 잃은 젊은 부부의 이야기다. 아파트 관리점검을 위해 단전되는 두어 시간을 배경으로, 아이의 사고를 둘러싸고 부부가 서로에게 지니는 비밀과 의심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연하게 이어져 가야 할 일상과 인생의 무게를 그린다.

이상문학상 심사위원들(문학평론가 김윤식·권영민, 소설가 서영은·신경숙·윤대녕)은 “개인의 삶에 내밀하게 자리잡고 있는 비밀의 문제를 인간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불안의 상황과 절묘하게 접합시켜 놓고 있다”며 “불필요한 묘사를 극단적으로 절제하면서 의심과 신뢰 사이의 긴장을 통해 서사의 밀도를 고조시키는 솜씨를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편씨는 “소설을 쓴다는 것은 내 나름의 오해의 세계를 최선을 다해 쓰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내가 오해한 세계를 적극적으로 이해해 주고 계속 오해해도 좋다고 격려해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소설집 <아오이가든> <사육장 쪽으로> <저녁의 구애> <밤이 지나간다>와 장편 <재와 빨강> <서쪽 숲에 갔다>를 냈으며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번 이상문학상 본심에는 모두 2000년 이후 등단한 신예작가들의 작품이 올랐다. 수상작과 우수작을 함께 실은 작품집은 이달 하순께 출간될 예정이다. 수상자에게는 오는 11월 초에 열리는 시상식에서 상금 3500만원을 준다.

글·사진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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