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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경복궁 옆에 호텔 대신 ‘책의 전당’ 짓자

등록 2014-02-11 19:20수정 2014-02-11 22:50

출판·도서관·독서 관련단체들
“송현동 부지는 역사벨트 중심
우리와 세계문화 교류망으로”
도서관·박물관·기록관 융합해
시민위한 공간 건립 공동제안
“수도 서울의 한복판, 역사문화벨트의 한가운데인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에 고급 호텔 대신 ‘책의 전당’을 지을 것을 제안합니다.”

출판·도서관·독서 관련 단체들이 경복궁 옆인 서울 송현동 옛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터에 민간 소유의 고급 호텔 대신 시민을 위한 도서관·박물관·기록관 등이 융합된 ‘책의 전당’을 지어 한국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자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들은 책읽는사회문화재단·책나라연대·한국출판인회의·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한국도서관협회·한국기록관리협회 등 출판·도서관·독서 관련 6개 단체다. 11일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상완 한국기록협회 회장은 “송현동 터는 경복궁에서 인사동으로 이어지는 역사문화벨트 한가운데 위치해 독립국가의 위신을 바로 세운다는 차원에서도 이 공간의 활용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자리에 ‘책의 전당’을 건립해 우리 역사와 문화 그리고 세계 문명의 새로운 교류망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책의 전당’은 도서관·박물관·기록관이 융합된 형태를 뜻한다. 이들은 책의 전당이 “우리 지식사회의 중요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담아내어 시민에게 봉사하는 도서관,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직지·실록·의궤 등 우리 책의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박물관, 세계적인 수준의 기록정보를 보관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록관, 책의 세계적인 교류가 이루어지는 전당, 전세계 지식인과 학자·문화인·예술가들이 교류하는 책문화의 창조 현장으로서의 의미를 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은주 한국출판인회의 회장(김영사 대표)은 “관광진흥법·학교보건법 등의 제약으로 말미암아 호텔 건립 추진이 어려운 상황인데다가 이 지역의 역사·문화적 특성상 호텔 건립에 대해 시민적 저항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대기업이 이 터에 호텔을 건립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자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호텔보다 역사문화벨트에 어울리는 사업으로 물꼬를 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유주인 대한항공은 삼성생명으로부터 터를 사들여 2008년부터 지상 4층, 지하 4층의 7성급 한옥형 고급 호텔 건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불과 50여m 근방에 풍문여중·풍문여고·덕성여고 등 학교가 있어 학교보건법에 따른 ‘상대적 정화구역’으로 분류돼 관할 교육청의 심의에 따라 호텔 건립이 허가되지 않았다. 이에 대한항공은 서울중부교육지원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지만 2012년 6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학교 주변에 숙박시설을 짓지 못하도록 한 학교보건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2012년 10월에는 정부가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유해한 부대시설이 없는 관광숙박시설에 대해서는 학교 주변이라 해도 심의 없이 건립을 허가하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회에 계류 중인 관광진흥법 개정안의 통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출판·도서관·독서 관련 단체들은 ‘경복궁 옆에 호텔 대신 책의 전당을 짓자’는 운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언호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한길사 대표)은 “예산과 시간,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 계획인 만큼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정부가 송현동 부지에 ‘책의 전당’을 건립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기본적인 원칙을 천명해줄 것을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송현동 부지는 사유지이며 호텔 건립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바꾸거나 건립 사업을 중단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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