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
“일상의 세밀한 묘사 뛰어나”
* 볼로냐 라가치상 : 그림책 분야 노벨상
지난 24일 개막해 27일까지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2014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에서 정유미(33·사진)씨의 <먼지아이>(컬처플랫폼 펴냄)가 라가치상 뉴호라이즌(새지평)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그림책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라가치상은 픽션, 논픽션, 뉴호라이즌, 오페라 프리마 4개 부문에서 수상작을 선정하는데, 한국 그림책이 라가치 대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2011년 <마음의 집>(김희경 글·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창비 펴냄)이 논픽션 부문에서, 2013년엔 <눈>(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창비 펴냄)이 픽션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먼지아이>는 글 없는 그림책이다. 정씨가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애니메이션 연출을 전공하고 2009년에 만든 동명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바탕 삼아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주인공인 유진이 추운 겨울 밤, 미뤄두었던 방 청소를 하면서 집안의 ‘먼지아이’들을 만나는 과정을 그렸다. 당시 이 작품은 프랑스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었고 박찬욱 감독이 “한국 애니메이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중요한 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라가치상 심사위원들은 “<먼지아이>는 강렬하면서도 텍스트 없이 침묵의 장면 장면들을 엮었는데, 흑백이 대비를 이루면서 일상의 세밀한 묘사나 작은 순간들의 표현이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정유미씨는 “작가로서 내 작업이 공감을 얻었다는 것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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