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전설의 소리꾼 임방울의 소리와 삶

등록 2014-03-30 19:52수정 2015-10-24 00:49

<사랑아, 피를 토하라>
<사랑아, 피를 토하라>
3월 31일 출판 잠깐독서
사랑아, 피를 토하라
한승원 지음
박하·1만3000원

와병중인 소리꾼이 약사발을 들이는 아내가 밀고 들어온 문틈 사이로 내리는 하얀 눈송이를 보며 상념에 잠긴다. “내가 너를 가질 때 달을 품었더니라.”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손을 끌어다 제 젖가슴에 올리던 첫사랑 ‘삼례’, 단가 ‘추억’을 낳게 한 열정적 기생 ‘산호’, 시인 김영랑과의 우정. 그의 파란만장한 삶이 누운 자리를 훑고 지나간다. 국창(國唱)이라 불렸던 소리꾼 임방울이다. 소설 <사랑아, 피를 토하라>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까지 불행한 시대를 살며 뼈를 깎는 독공으로 소리를 완성하고자 한 예술가의 일대기를 그렸다.

‘누구를 위해 소리를 하느냐’는 물음에 빼앗긴 나라의 소리꾼은 “흰옷 입은 백성들에게 들려주겠다” 답한다. 소설은 뒤숭숭하고 평탄치 못했던 현대사와 맞닿아 있다. 6·25 때 피란을 가던 임방울은 인민군에게 잡히자 ‘쑥대머리’를 불러 진짜 명창임을 증명하고서야 풀려난다. 일본 공연을 가서 총련 관계자들을 만났다는 이유로 ‘간첩’으로 몰려 모진 고문을 당하기도 한다.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의 일생을 웅숭깊은 필력으로 그렸던 한승원 작가는 가장 한국적인 예술과 인물을 그리며 “판소리 내면의 감칠맛과 한스러움을 드러내려 애썼다”고 밝혔다. 작가는 아홉살 때 임방울의 ‘추억’ 단가를 듣고 나서부터 시도 때도 없이 소리를 들었다 한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