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글쓰기>
베스트셀러 분석
<대통령의 글쓰기> 바람이 심상치 않다. 책을 출간한 메디치미디어는 “지난 2월25일 출간 뒤 한달여 만에 22쇄를 찍었고 3만부가 팔려나갔다”고 밝혔다. 이 책은 3일 현재 교보문고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 1위, 종합 9위에 올랐고 온라인서점 ‘인터파크 도서’ 종합 5위, 알라딘 사회과학 분야 1위, 예스24 인문 분야 3위에 올랐다. 3월 셋째 주에는 인터파크 도서 종합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책은 강원국(51)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곁에서 8년 동안 말과 글을 다듬는 일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쓰기 책이다. 김현종 메디치미디어 대표는 “드라마에 나온 ‘스크린셀러’도 아니고, 별도의 광고도 하지 않았기에 이 정도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서점의 주문이 끊임없이 이어진 몇 주 동안 인기가 실감되지 않아 책을 얼마나 더 찍어야 하는가를 두고 길게 회의를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인기 요인으로는 ‘글쓰기 실용서’로서의 장점과 ‘노무현 향수’를 자극한다는 점이 꼽힌다. 책을 읽은 감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이광철 변호사는 “민주 정치는 말과 글로 통치하는 것이 필수다. 이 책은 정치인이 국민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법에 관한 요체를 잘 집약해서 정리했다.
이런 글쓰기는 변호사에게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것이라 유익했다”며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기에 그들이 했던 고민과 발언의 배경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저자 강연 요청도 줄을 잇고 있다. 한달 동안 강 전 비서관이 소화한 강연만 20차례를 넘는다. 국회입법조사처, 민주당 보좌관협의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 정계와 재계에서 두루 요청이 온다고 한다. 강 전 비서관은 “강연장에 가보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인데다 눈시울을 적시는 청중도 여럿이라 그에 대한 향수가 여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인터파크 도서 안상진 문학인문팀 상품기획자(MD)는 이 책이 “국민과 소통하고자 노력했던 두 대통령의 연설문을 통해 당시 정치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글쓰기 수준도 높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라며 “온라인의 발달로 메일, 보고서, 메시지 전달 등 수시로 글쓰기를 통해 나의 생각을 알려야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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