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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명동의 호텔엔 ‘소설가의 방’이 있다

등록 2014-04-17 08:13

프린스호텔, 작가 레지던시 사업
명동과 제주 객실 문인들에 개방
수개월 머물며 집필할 공간 제공
㈜서울프린스호텔(대표 남상만)이 젊은 문학인들을 위한 작가 레지던시 사업에 나섰다. 프린스호텔은 15일 저녁 자사 누리집을 통해 작가들에게 집필 공간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서울 명동에 있는 프린스호텔 객실 1~2개와 제주 남원읍에 있는 숙소 1~2개 동에 다음달부터 작가들이 머물면서 글을 쓸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서울의 호텔은 1~3개월 사용 가능하고 하루 세끼 식사와 커피 등 음료를 제공하며, 남원읍 빌라는 1~6개월 사용 가능하고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취사시설을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신청 자격은 내년 말까지 소설 책 출간 계획이 있는 작가이며, 등단 10년 이하 소설가를 우대한다고 했다.

프린스호텔이 작가 레지던시 사업에 나서게 된 데에는 작가 윤고은이 올 초 잡지 <그라치아>에 발표한 산문 ‘호텔프린스의 추억’이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10여년 전 대학 시절 신춘문예를 준비하기 위해 명동 프린스호텔에 방을 구해 하루 ‘합숙훈련’을 했던 일을 회고한 글이다. 이 글을 접한 호텔 쪽에서 작가에게 연락을 취했고 양쪽이 만난 자리에서 레지던시 사업의 구체적인 안이 나왔다.

남승우 ㈜서울프린스호텔 이사는 1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기업이 사회에 기여할 참신한 방법이 없을까 찾고 있던 차에 윤고은 작가의 글을 접하고 레지던시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며 “호텔은 공간을 판매하는 기업이니까 집필 공간을 필요로 하는 작가들에게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창작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 이사는 “처음 시도해 보는 일인 만큼 일단 진행해 보고 기대했던 만큼 작가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장기 사업으로 이어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호텔 별관을 활용해 정기적으로 작가 초청 강연 및 낭독을 하거나 문학을 지망하는 대학생들에게 창작지원금을 제공하는 등의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고은은 “호텔이 작가 레지던시 사업을 한다는 말에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서울 한복판의 호텔이나 제주의 풍광 좋은 공간을 집필실로 사용한다는 것이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동료 작가들의 반응도 호의적이고 실제로 집필 공간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작가들도 많기 때문에 이 사업은 성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호텔 방문에 ‘소설가의 방’이란 문패도 붙이고 거기 묵었던 작가들 이름도 모두 기록하자는 얘기도 나왔다”며 “이 사업이 20년, 30년 이어지면 한국 문학의 또 하나 명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비쳤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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