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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자본교’를 비웃다

등록 2014-05-11 20:32

5월 12일 교양 잠깐독서
자본이라는 종교
폴 라파르그 지음, 조형준 옮김
새물결·1만1000원

카를 마르크스의 사위로 잘 알려진 폴 라파르그의 노작이다. 장인은 ‘종교는 아편’이라고 지적했지만, 사위는 ‘자본이 곧 종교’인 세상을 현란한 필치로 질타한다.

라파르그는 “사회주의가 유럽과 미 대륙 유산 계급의 정신적 평화를 교란할 정도로 크게 진전”된 시대를 상정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겁을 먹은 “자본가들이 하수인들과 함께 런던의 대회장에 모여 사회주의의 불길한 성장을 저지할 최고의 수단”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이 내린 결론? 시대의 요구에 응답할 수 있는 새로운 종교, 곧 ‘자본’을 유일한 전지전능한 신으로 떠받드는 ‘자본교’를 창시하는 것이다.

“몸과 마음의 지배자, 자본을 저는 믿나이다. 그 외아들 우리 주 이익과 성령으로 인하여 잉태되어 나신 신용을 믿으니, 둘 다 자본인 주님에게서 나시고 자본인 주님과 한분이시나이다….” 무릇 종교에는 교리와 제례가 따르는 법. 라파르그는 신흥 ‘자본교’의 뼈대를 세우기 시작한다. 자본교에 입문하려는 노동자를 위한 교리문답과 자본교의 ‘선민’이자 ‘제사장’인 자본가를 위한 성무일도서(교회의 전례서), 잠언과 기도문, 자본에 대한 찬양까지. 짤막한 소책자에 ‘신’의 영역을 탐하는 돈과 자본에 대한 통렬한 풍자가 빼곡하다. 지난 1997년 라파르그의 또 다른 대표작 <게으를 수 있는 권리>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옮긴이가 책 말미에 덧붙인 ‘라파르그 약전’도 흥미롭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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