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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50대 교사와 아이들의 사람 냄새 나는 공고 생활기

등록 2014-05-18 19:50수정 2015-10-24 00:55

<도대체 학교가 뭐길래!>
<도대체 학교가 뭐길래!>
5월 19일 출판 잠깐독서
도대체 학교가 뭐길래!
이상석 지음
양철북·1만5000원

3학년 2학기 공고 취업반 교실. 교과서를 펴라는 말은 씨도 안 먹히고 공책 하나, 필기구 하나 없는 아이들은 “우리는 찌꺼래기들인데요” 투덜대고 책상에 엎어진다. 이런 아이들이 시를 썼다. ‘친구가 개를 샀다길래/ 친구집에 놀러갔다./ 암컷이었다./ “암컷이 더 비싸다 아이가, 수컷 사지 그랬노?”/ “개라도 여자랑 있고 싶었다.”/ 친구도 울고/ 나도 울고/ 개도 울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묻는 말에는 이렇게 답한다. ‘돈을 벌면 배를 타고 싶어. 요트 이런 거 말고, 유조선 이런 거 말고, 어부가 되고 싶어.’

<사랑으로 매긴 성적표>의 저자 이상석 선생이 25년 만에 책을 냈다. 경남공고 아이들과 지낸 이야기가 진솔하고 생생하다. 공고 아이들은 공부 못하고, 가난하고, 한부모 가정이 많다. 세상에 나가기도 전에 이미 주눅이 들어 있는 아이들은 의욕 없이 하루하루를 버텨나간다. 열정의 교사로 유명한 지은이도 이번엔 때로 힘에 부쳐 보인다. 하지만 그는 교장도 마뜩잖아하는 가정방문을 가고, 여가가 없는 아이들을 몰고 등산을 다니며 아이들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한다.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고, 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아이들 글은 읽다 보면 눈물이 쏟아진다. 책 곳곳에 실려 있는 50년 지기 박재동 화백의 그림이 책에 색채를 더한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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