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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만화로 기록한 ‘남영동 1985’

등록 2014-07-06 20:12

<짐승의 시간>
<짐승의 시간>
7월 7일 출판 잠깐독서
짐승의 시간
박건웅 지음
보리·2만8000원

“고문대 위에서는 모든 것이 뒤죽박죽된다. 하지만 고문자들의 명령만은 머릿속 깊이 새겨진다. 그들의 말을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황당무계한 강제 자백을 받아내기 위한 고문이 시행된다.” 고 김근태 전 의원이 1985년 9월4일부터 23일간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10차례의 고문을 당하며 겪은 ‘짐승 같은 시간’에 대한 기록인 이 책에 나오는 그의 육성이다.

만화가인 지은이는 그림과 간결한 언어로 대공분실의 처참한 고문 현장을 생생하게 복원하면서 김 전 의원의 삶도 알기 쉽게 압축한다.

물·전기·전기봉·심리 고문 등 온갖 가혹행위로 조작된 자백을 근거로 국가보안법 위반이 인정돼 김 전 의원은 1986년 12월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그가 작고한 지 2년 반 만인 지난 5월29일에야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고문대 위에 놓여진 나와 고문자들 사이에 협력과 토의, 수정이 이뤄지면서 각본을 만들었다”는 그의 증언에서 드러나듯 그 ‘각본’이 ‘사실’이 아니라 고문에 의한 ‘창작’임을 법원이 28년이 지나서야 인정한 것이다.

이 책은 또 이근안을 비롯한 고문 기술자들이 평범한 사람들임을 강조한다. 그럼으로써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를 속이고 다른 사람도 속이도록 만들어진 제도에 갇혀” 짐승보다 못한 악마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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