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가교출판 제공
<모기가 아이티공화국을 세웠다고?>
임경선·노창심 글, 오정림 그림
가교출판·1만2000원 모기가 아이티공화국을 세웠다고? 정말? 머릿속에는 애니메이션처럼 귀엽게 그려진 모기들이 모여서 법전도 만들고 커다란 건물도 짓는 모습이 떠오르지만 진짜로 그랬을 리는 없다. 그래도 이렇게는 말할 수 있다. 모기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아이티공화국은 세워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생도밍그(당시의 아이티)는 품질 좋은 사탕수수 생산지였다. 프랑스는 아프리카 노예들을 동원해 사탕수수 생산을 늘렸는데 이곳까지 퍼진 프랑스혁명의 기운으로 굶주린 노예들은 반란을 일으켜 자치정부를 수립했다. 이후 영국과 프랑스는 호시탐탐 카리브해의 알토란 같은 이곳을 점령하려고 애를 썼지만 번번이 모기 때문에 좌절했다. 모기가 옮긴 황열병으로 수많은 군사들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원주민들은 어릴 때 병을 앓으며 면역력을 가지고 있었다. 모기와 식민지의 독립, 고래와 일본의 문호개방 등 이 책은 열두 가지 동물과 열두 가지 세계사적 사건을 묶었다. 아이들을 위한 동물 관련 책과 역사서는 쏟아져 나오지만 이 둘을 하나의 고리로 연결시킨 시도가 참신하다. 철저하게 인간 우위로 서술하는 대개의 역사서와 다르게 동물과 같은 자연적 요소까지 역사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바라보는 관점도 의미있다. 나란히 나온 <바나나가 과테말라 대통령을 몰아냈다고?>는 열두 가지 식물을 역사의 모티브로 삼았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그림 가교출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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