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르미날 1, 2>
9월 1일 출판 잠깐독서
제르미날 1, 2
에밀 졸라 지음, 박명숙 옮김
문학동네·각 권 1만4000원 “사람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복수를 꿈꾸는 검은 군대가 밭고랑에서 서서히 싹을 틔워 다가올 세기의 수확을 위해 자라나고 있었다. 그리하여 머지않아 그 싹이 대지를 뚫고 나올 것이었다.” 에밀 졸라 소설 <제르미날>(1885)의 마지막 문장들은 혁명에의 예감으로 장엄하다. 이 소설의 1989년 국내 초역본 제목 ‘혁명은 어떻게 시작되는가’는 그래서 자연스럽다. 사반세기 가까이 절판되었던 이 책이 새롭게 번역돼 나왔다. 졸라가 발자크의 ‘인간극’을 겨냥해 기획한 ‘루공 마카르 총서’ 중 한 권인 이 작품은 발자크가 누락시켰던 노동자, 특히 탄광 노동자들의 고통스러운 삶과 싸움을 그린다. 졸라 스스로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대두될 문제”, 곧 “자본과 노동의 투쟁을 그리”겠노라는 의도로 쓴 작품이다. 졸라의 장례식에서 광부 대표들이 세시간 넘게 졸라의 묘혈 앞을 돌면서 “제르미날! 제르미날!”을 연호했다는 일화는 이 작품과 작가에 대한 노동자 계급의 지지와 신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광부들의 파업을 주도하는 에티엔을 중심에 놓고, 그가 사랑하는 광부의 딸 카트린, 그와 노선 투쟁을 벌이는 무정부주의자 수바린 그리고 크고 작은 자본가들을 등장시켜 한 시대의 복합적이고도 객관적인 초상을 그려 보인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에밀 졸라 지음, 박명숙 옮김
문학동네·각 권 1만4000원 “사람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복수를 꿈꾸는 검은 군대가 밭고랑에서 서서히 싹을 틔워 다가올 세기의 수확을 위해 자라나고 있었다. 그리하여 머지않아 그 싹이 대지를 뚫고 나올 것이었다.” 에밀 졸라 소설 <제르미날>(1885)의 마지막 문장들은 혁명에의 예감으로 장엄하다. 이 소설의 1989년 국내 초역본 제목 ‘혁명은 어떻게 시작되는가’는 그래서 자연스럽다. 사반세기 가까이 절판되었던 이 책이 새롭게 번역돼 나왔다. 졸라가 발자크의 ‘인간극’을 겨냥해 기획한 ‘루공 마카르 총서’ 중 한 권인 이 작품은 발자크가 누락시켰던 노동자, 특히 탄광 노동자들의 고통스러운 삶과 싸움을 그린다. 졸라 스스로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대두될 문제”, 곧 “자본과 노동의 투쟁을 그리”겠노라는 의도로 쓴 작품이다. 졸라의 장례식에서 광부 대표들이 세시간 넘게 졸라의 묘혈 앞을 돌면서 “제르미날! 제르미날!”을 연호했다는 일화는 이 작품과 작가에 대한 노동자 계급의 지지와 신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광부들의 파업을 주도하는 에티엔을 중심에 놓고, 그가 사랑하는 광부의 딸 카트린, 그와 노선 투쟁을 벌이는 무정부주의자 수바린 그리고 크고 작은 자본가들을 등장시켜 한 시대의 복합적이고도 객관적인 초상을 그려 보인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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