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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박세일-최장집 교수 ‘참여정부’ 제대로 짚어 봅시다

등록 2005-09-20 18:18수정 2005-09-20 18:18

‘참여정부’ 재대로 짚어 봅시다
‘참여정부’ 재대로 짚어 봅시다
29일 ‘민주화시대의 양극화’ 토론

노무현 정부에 대해 가장 할 말이 많은 세 학자가 한 자리에 마주 앉는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 박세일 서울대 교수, 그리고 최장집 고려대 교수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오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올림피아호텔에서 나란히 발제자로 나선다. 창립 40주년을 맞은 대화문화아카데미(이사장 박종화)가 마련한 자리다. ‘민주화·세계화 시대의 양극화’를 주제로 삼았다. 화두의 특성상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가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대규모 국제학술대회에 버금가는 각별한 관심이 29일 모임에 쏠리고 있다. 세 학자가 학계 안팎에 큰 영향을 주면서 독특한 입지를 굳혀왔기 때문이다.

이정우 교수는 2002년 대선 때부터 노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자문했다. 참여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을 맡았다. 그를 ‘분배론자’로 낙인찍는 ‘시장주의자’들과 지리한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지난 8월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세일 교수는 정반대편에서 비슷한 시간을 보냈다. 그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함께 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지난해 17대 총선을 지휘했다. 비례대표로 당선된 뒤에는 여의도연구소장과 당 정책위원장을 역임했다. 군사정권 출신의 구 세력과 구분되는 ‘새로운 보수’의 총괄 브레인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며 지난 3월 의원직을 사퇴했다.

최 교수는 지난해 가을부터 노무현 정부의 사회경제적 실패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참여정부 초기에는 ‘민주주의 심화’를 위한 ‘사회경제적 민주주의 성취’를 주문했지만, 최근에는 사실상 그런 기대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세 학자는 지난 10여년 동안 ‘민주화 이후의 민주정부’ 최일선에서 일정한 역할을 했다. 박 교수는 김영삼 정부 시절, 대통령 정책기획수석비서관을 3년간 역임했다. 최 교수는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을 지냈고, 이 교수도 노무현 정부에서 같은 자리를 거쳤다. 전공은 법학(박세일), 정치학(최장집), 경제학(이정우) 등으로 서로 다르지만, 일찍부터 노동과 분배 문제를 중심으로 자신의 학문적 패러다임을 구축해왔다는 점에서도 닮았다.


결국 이들 세 학자야말로 학문적 탐구와 정치적 실천의 접점에서 지난 10여년의 한국 경제를 되짚을 가장 적절한 인물이기도 하다. 29일 모임은 발제자들의 발표 이후 저녁 9시30분까지 자유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02)395-0781.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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