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마을살이
조한혜정 지음/또하나의문화·1만3500원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시시각각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사는 것은 괴롭다. 그래도 간단없이 도저하게 의문을 품는 이들이 있다. 학생들의 눈망울에서 왜 총기가 사라졌는가? 기득권 세대는 다음 세대를 위해 내려놓을 수 없을까? 핵 공포는 공기처럼 주변에 있는데 왜 무감각할까? 시장 앞에서 공공성은 사라지는가? 감수성 예민한 조한혜정 교수의 질문은 멈추지 않는다. 일관된 사유의 힘과 열린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얻은 통찰이 우정과 환대다. 효율과 비용절감의 시장 원리는 극단에 이르렀다. 세월호는 ‘돈보다 생명’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떠났다. 지금의 소비주의로는 지구살이 100년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철학자(인류학자)는 애벌레가 나비로 탈피하는 대전환을 꿈꾼다. 그것은 자조(自助)·공조(共助)·공조(公助), 즉 자공공의 마을살이다. 마을은 국가도 아니고 재벌도 아니다. 철야도 없고 일류대도 없고, 정답지도 없다. 그곳엔 협력의 아름다움과 여유가 있다. 어떻게 이룰 것인가? 혁명이다. 하지만 이 혁명은 개인 혁명이고, 사유의 혁명이다. 작은 문제에 온 우주의 문제가 담겨 있는 것처럼, 바로 나부터 시작해야 한다. 박탈당한 88만원 세대들이 ‘귀여운 강아지’나 ‘초합리적 바보’가 되지 않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도 그중 하나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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