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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문학 100년, 국립 한국근대문학관을 만들자!

등록 2014-10-30 21:06

어느덧 100년 역사를 쌓아 올린 한국 근대문학 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할 국립 근대문학관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국 현대문학관 에이(A)동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어느덧 100년 역사를 쌓아 올린 한국 근대문학 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할 국립 근대문학관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국 현대문학관 에이(A)동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1908년에 발표된 최남선의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기점으로 삼자면 한국 근대문학의 역사는 어느덧 100년을 훌쩍 넘겼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문학번역원 등에 의한 한국 문학의 해외 소개 역시 활발해지면서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그러나 정작 한국 근대문학의 유산을 정리하고 그 실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문학관이 없다는 사실은 큰 아쉬움을 준다. 일본근대문학관이 1967년에, 중국현대문학관이 1985년에 개관해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한국에서도 정부 지정 ‘문학의 해’였던 1996년 국립 근대문학관 건립 논의가 처음 나왔지만 이듬해 구제금융 사태 등을 거치면서 흐지부지된 바 있다. 다행히 최근 국회 도종환의원실과 서울대 산학협력단을 중심으로 국립 근대문학관 건립을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31일 오전 10시부터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한국 근대문학 100년, 자료의 가치를 생각하다-근대문학자료 현황과 활용방안을 위한 심포지엄’은 지난 6월부터 진행해온 서울대 산학협력단 ‘국내 근대문학자료 소장 실태조사 프로젝트 연구팀’(연구책임자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의 중간 보고회를 겸해 한국 근대문학관 건립과 관련한 다양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프로젝트 공동연구원인 안용희 홍익대 강사는 ‘근대문학자료조사 프로젝트 성과보고’를 통해 지난 4개월여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그에 따르면 프로젝트 연구팀은 △각급 도서관 및 문학관 그리고 개인 수집가의 소장 자료를 토대로 한 근대문학자료 목록 정리 △작성된 근대문학자료 조사대상 목록을 토대로 국내 근대문학자료 총량 파악 △근대문학자료의 가치 평가를 위한 체계적인 평가 시스템 마련이라는 세가지 기본 과제를 설정하고 연구 작업을 벌여 왔다. 그 결과 1945년 해방까지 나온 근대문학 분야 단행본은 2800여종으로 파악되었으나 중복 계산된 것 등을 고려하면 총 종수는 2500여종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한 종당 남아 있는 부수를 평균 5~10권으로 예상한다면 한국 근대문학 단행본 자료는 1만2500건에서 2만5000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도종환 의원실 등 중심으로 추진
오늘 근대문학자료 심포지엄 열려
일본은 1967년, 중국은 1985년 건립

안 연구원은 그러나 근대문학 범위를 1945년으로 제한하기보다는 1950년대까지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문학 전공자들만이 아니라 서지 분야와 예술계 전반 그리고 디지털 매체 전문가 및 전시 기획자 등 유관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근대문학자료의 가치 평가 시스템 마련 작업은 거의 진척이 되지 못했다면서 올 12월까지로 되어 있는 프로젝트 연구팀 활동 시한을 연장하는 등 장기적인 안목에서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성호 한양대 교수는 ‘근대문학 연구와 근대문학 자료 서지의 중요성’이라는 발표문에서 최근 뚜렷한 쟁점이 없이 각개약진하는 듯한 학계 상황을 지적하면서 “쟁점 부재의 시대는 곧바로 기원 혹은 고전에 대한 발본적 성찰의 기회를 주는 시기이기도 하다”며 근대문학 출판 총목록 작성과 자료 보존을 위해 국립근대문학관을 건립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김선기 시문학파기념관 관장은 ‘근대문학자료 보존과 문학관 운영’이라는 발표에서 문학자료의 범주와 관리 필요성을 설명하고 시문학파기념관이 문학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있는 아카이브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시문학파기념관은 시문학파 동인 9명에 대한 아호와 본명·생몰연대·출생지·문단활동·저작물·작품세계·작품 연표·작가 연보·대표작·연구물 목록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고 있다.

서재길 국민대 교수는 2012년 여름 프랑스 전역의 문학관을 탐방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 근대문학관은 중요한 자료의 소장처로서의 박물관형 문학관을 기저로 하면서도 방문객과 지역 사회의 능동적인 체험과 문화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이밖에도 장서가인 여승구 화봉문고 대표와 구보 박태원의 차남 박재영씨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근대문학관 건립의 필요성을 역설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후 3시부터는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2층 로비에서 ‘근대문학자료 특별 전시회’가 열려 12월7일까지 관람객을 맞는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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