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 용강동 한국작가회의 사무실에서 창립 40주년 기자간담회를 마친 작가회의 집행부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 셋째부터 최원식 40주년 기념사업단장, 김정환 행사준비위원장, 이시영 이사장, 김사인 부이사장, 김남일 부이사장 등이다.
이시영 이사장 40돌 감회 밝혀
‘40년사’와 작가들의 ‘증언’ 펴내
‘40년사’와 작가들의 ‘증언’ 펴내
“지금으로부터 꼭 40년 전인 1974년 11월18일 자유실천문인협의회(자실)가 태동한 ‘자유실천 문학인 101인 선언’에 약관 스물여섯 나이로 참가했던 제가 지금은 60대 중반 나이가 되어 자실의 후신인 한국작가회의(작가회의) 이사장을 맡고 있자니 여러모로 감회가 깊습니다. 거리의 조직으로 출발해서 지금은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 단체로 성장한 것입니다만, 언젠가 글자 그대로 민주주의가 실현돼서 작가회의가 현실에서 역사로 옮겨 가는 날을 간절히 기다리는 심정입니다.”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용강동 한국작가회의 사무실. 이시영 이사장이 창립 40주년을 맞는 감회를 밝혔다. 1974년 11월18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지금의 교보빌딩 자리에 있던 의사회관 건물 앞에서 고은·염무웅·박태순·황석영 등이 참가한 가운데 ‘101인 선언’을 발표한 것이 작가회의의 전신인 자실 출범식인 셈이었다.
작가회의 40년 역사를 편년체로 기록한 <한국작가회의 40년사: 1974-2014>와 원로 회원들의 증언을 담은 <증언: 1970년대 문학운동> 두 단행본을 내고 22일 오후 5시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기념식을 앞두고 있는 작가회의가 17일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작가회의 40주년 기념사업단장이자 편찬위원장인 최원식 교수는 “유신독재에 반대하며 표현의 자유를 외치며 출범한 자실을 처음 만든 이들은 투사도 아니었고 정치가도 아니었다. 오히려 문학의 생명과도 같은 표현의 자유를 표방해서 자발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진짜 순수문학이라는 이름은 자실 문인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한국작가회의 40년사>는 오창은·이성혁·소종민·홍기돈 등 네 평론가가 10년 단위로 나누어 집필한 다음 윤독회를 거쳐 최종 원고를 확정했다. 65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앞쪽에는 16쪽에 걸친 화보를, 권말에는 상세한 연표, 주요 성명서 등을 부록으로 실었다. 비매품으로 나온 <증언>은 고은·이호철·백낙청·염무웅 등 원로 문인 9명이 후배 문인과 대담 형식으로 토로한 자실 출범 뒷이야기 등을 담았다. 1974년 11월18일 ‘101인 선언’ 때 리영희 선생과 외신기자들이 현장을 취재했다든가, 1979년 7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시인대회에 참가한 옛 소련 시인 옙투센코가 한국 현실에 대해 발언하지 않는 대가로 거액을 받았던 일, 1998년 구제금융 사태 와중에 백낙청 당시 작가회의 회장이 고교 동창인 김우중 대우 회장한테서 작가회의 운영기금 5억원을 기부받았다는 등의 ‘비사’도 들어 있다.
글·사진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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