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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옛그림 길잡이 3권…새해에는 혜안 넓힐까

등록 2015-01-01 18:43수정 2015-01-01 21:16

옛 그림들은 거짓을 둘러대지 않는다. 작품에 앞서 역사적 기록이기에, 화폭에는 떠낸 시대가, 선조들 정신이 보인다. 전통회화의 보고인 간송미술관의 백인산 연구실장은 “좋은 시대에는 좋은 미술품이, 나쁜 시대에는 나쁜 미술품이 나온다”고 했다. 당대 삶과 문화역량을 눈앞에 드러내는 옛 그림들을 살핀 신간 3권이 새해 애호가들 서재를 두드린다.

간송미술 36 회화(컬처그라퍼)
간송미술 36 회화(컬처그라퍼)
■ 간송미술 36 회화(컬처그라퍼)는 간송미술관 연구자가 내놓은 첫 컬렉션 해설서다. 이 미술관의 학맥인 ‘간송학파’ 수장 최완수 선생 곁을 지키며 20여년 공부길을 걸은 백인산 실장이 썼다. 16세기 신사임당 작으로 전하는 포도그림을 시작으로, 정선의 금강산도, 신윤복의 미인도, 김정희의 문인화 등을 거쳐 최후의 조선문인화가 민영익의 ‘석죽’까지 선별한 명화 36점이 설명과 함께 나온다.

허망한 수사 일색의 다른 전통회화 대중서들과 격조가 다르다. 20여년 컬렉션을 관리, 전시, 연구하면서 얻은 경험이 깔린 필자의 화풍과 필선 분석은 글맛 뿐 아니라 설득력과 근거가 탄탄하다.

길이 8m 넘는 <촉잔도권>은 심사정이 머리 속으로만 그렸는데, 왜 사실적 명화들을 압도하는 절세명품이 됐는지, 신사임당 진짜 그림은 왜 한점도 찾기 어려운지, 풍속화를 저항정신·풍자로만 접근하면 왜 곤란한지 등을 이 책에서 명쾌히 알게 된다. 서두 대담은 밥짓고 나무키우는 실천행의 공부를 강조하며, 인연 닿는대로 모였다는 간송연구자들의 뒤안길을 소개한다.

<공재 윤두서 일가의 회화>(사회평론)
<공재 윤두서 일가의 회화>(사회평론)
■ <공재 윤두서 일가의 회화>(사회평론)는 <자화상>으로 유명한 17~18세기 문인화가 공재 윤두서와 아들 윤덕희, 손자 윤용 등 해남윤씨 3대 가문의 예술세계를 차미애 박사가 10여년 연구 끝에 총체적으로 정리한 역저다. 진경산수화와 풍속화 등의 선구를 이룬 공재집안의 예인적 자취와 외래 사조 수용, 교유관계 등을 조망했다.

<모더니티와 전통론>(혜안)
<모더니티와 전통론>(혜안)
■ <모더니티와 전통론>(혜안)은 20세기초 선대미술인들이 서구미술의 도래 앞에서 과거 전통을 어떻게 계승했는지를 골목 풍경처럼 들여다본다. 저자 박계리씨는 개화기, 일제강점기 선각자들이 과거 문인화, 진경산수 등의 전통을 당대 끊임없이 불러내 재인식하려 했으며, 그런 노력들이 일제말 향토주의와 70년대 단색조회화, 80년대 민중미술 등으로 갈래쳐 나갔다고 말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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