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글자의 철학
김용석 지음. 푸른숲 펴냄. 1만1000원
김용석 지음. 푸른숲 펴냄. 1만1000원
잠깐독서
현실 대중문화 속에서 철학하기를 즐기는 철학자 김용석 교수(영산대)가 새 책 <두 글자의 철학>(푸른숲 펴냄)을 냈다. ‘혼합의 시대를 즐기는 인간의 조건’이라는 딸림제목을 단 이번 책은, 지은이가 머릿말에서 말하듯이 어느날 갑자기 깨달은 ‘두 글자의 현실’에서 비롯했다. 학교·회사·진리·윤리 같은 두 글자들의 상투적 틀과 의미가 지닌 ‘억압성’에 시비를 거는 지은이는 두 글자를 수백 자, 수천 자로 다시 풀어쓰며 “도발적 철학의 군무”를 시도한다. “나는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각들로 각각의 두 글자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오늘을 담은 두 글자의 주제어 25가지가 철학의 출발점이다. 생명·자유·유혹·고통·희망·행운·안전을 ‘인간의 조건’(제1부)에서 성찰하며, 낭만·향수·시기·질투·모욕·복수·후회·행복·순수를 ‘감정의 발견’(제2부)으로 다룬다. 관계·이해·비판·존경·책임·아부·용기·겸허·체념은 ‘관계의 현실’(제3부)을 드러내는 말들이다. 지은이가 늘 말해온 ‘혼합의 시대’ ‘혼합의 가치’가 다시 강조된다.
철학의 군무엔 갖가지 생각거리들이 초대된다. <이티> <쇼생크 탈출> <터미네이터> 같은 영화들이 끼어들며, <논어> <로미오와 줄리엣> <군주론> 같은 불후의 고전들이나 요즘 베스트셀러들도 그의 이야기를 거든다. 지은이의 시선은 그야말로 ‘광폭’이다.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철학은 물론이고 생물학·심리학·로봇공학 같은 과학 그리고 문학·음악·종교 같은 영역까지 넘나든다.
“대중이 철학자가 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철학적 대화에 즐겁게 참여하고 그로부터 일상적 실천을 위한 신선한 자극을 받는 일”이 바로 지은이가 이 책에서 바라는 바이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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