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한일 경제협력자금
100억달러의 비밀
오구라 카즈오 지음, 조진구·김영근 옮김
디오네·1만5000원 이 책은 지은이 말대로 ‘회고록도 아니고 학술서도 아니며 실화소설도 아닌 어떤 의미에서는 조금 이상한 내용을 담고’ 있다. 1981년 4월부터 1983년 1월까지 한국과 일본이 벌인 ‘100억달러 경제협력’ 교섭을 다루고 있다.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대통령은 정통성 부재를 경제발전으로 메꾸려고 했다. 전두환 정부는 1982년부터 시작되는 제5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하면서 5년간 500억달러 이상의 외화가 필요했다. 한국은 500억달러 가운데 100억달러를 일본한테 얻으려고 했다. 당시 한국이 동원한 논리가 ‘안보경협’이었다. 한국이 예산의 35%를 국방비에 쓰며 미국과 소련이 날카롭게 맞서는 동북아 자유진영의 보루 구실을 하는데, 이는 일본의 안보에도 기여를 하기 때문에 일본이 한국에 경제협력을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처지에서는 ‘돈 빌리는 사람이 큰소리를 치는 이상한’ 협상이었다. 지은이는 결국 총 40억달러로 합의한 이 협상의 과정에서 두 나라가 자국 여론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두 나라 국내 정치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보여준다. 주한 일본대사 등을 지낸 외교관 출신인 지은이는 지금도 존재하는 한-일 관계의 앙금과 해법이 무엇인지 찾아내기 위해 ‘100억달러 드라마’의 실태를 극명하게 묘사했다고 책을 쓴 의도를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100억달러의 비밀
오구라 카즈오 지음, 조진구·김영근 옮김
디오네·1만5000원 이 책은 지은이 말대로 ‘회고록도 아니고 학술서도 아니며 실화소설도 아닌 어떤 의미에서는 조금 이상한 내용을 담고’ 있다. 1981년 4월부터 1983년 1월까지 한국과 일본이 벌인 ‘100억달러 경제협력’ 교섭을 다루고 있다.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대통령은 정통성 부재를 경제발전으로 메꾸려고 했다. 전두환 정부는 1982년부터 시작되는 제5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하면서 5년간 500억달러 이상의 외화가 필요했다. 한국은 500억달러 가운데 100억달러를 일본한테 얻으려고 했다. 당시 한국이 동원한 논리가 ‘안보경협’이었다. 한국이 예산의 35%를 국방비에 쓰며 미국과 소련이 날카롭게 맞서는 동북아 자유진영의 보루 구실을 하는데, 이는 일본의 안보에도 기여를 하기 때문에 일본이 한국에 경제협력을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처지에서는 ‘돈 빌리는 사람이 큰소리를 치는 이상한’ 협상이었다. 지은이는 결국 총 40억달러로 합의한 이 협상의 과정에서 두 나라가 자국 여론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두 나라 국내 정치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보여준다. 주한 일본대사 등을 지낸 외교관 출신인 지은이는 지금도 존재하는 한-일 관계의 앙금과 해법이 무엇인지 찾아내기 위해 ‘100억달러 드라마’의 실태를 극명하게 묘사했다고 책을 쓴 의도를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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