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인간의 몰락
김윤태 지음/이학사·1만7000원 “오늘날 많은 주류 경제학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수많은 개인이-이기심을 가진 개인들이- 모여 이루어졌다고 가정한다. (…) 반면에 많은 사회학자는 개인의 이기심 대신 개인들이 모인 사회가 움직이는 논리에 관심을 갖는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의 새 저서 <사회적 인간의 몰락>은 주류 경제학과 사회학 사이의 대립 위에서 이야기를 풀어 간다. 당연히 사회학적 관점 위에 선 그는 이기적 개인의 집합으로 보는 주류 경제학의 관점을 뿌리치려 하지만, 사회학보다는 주류 경제학의 손을 들어 주는 쪽으로 바뀌는 엄연한 현실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이 책은 사회적 인간이 약화되고, 고립되고 원자화된 경제적 인간이 확산되는 사회적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려고 시도한다.” 김 교수는 데이비스 리스먼의 ‘고독한 군중’, 리처스 세넷의 ‘공적 인간의 몰락’, 지그문트 바우만의 ‘액체 사회’, 울리히 벡의 ‘개인화’ 같은 선행 학자들의 개념을 이어받아 ‘사회적 인간의 몰락’이라는 현실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자 한다. 노동, 조직, 국가, 민족, 여성, 가족, 인터넷 등으로 항목을 나누어 개인화하는 현실을 진단한 다음 마지막 장에서 ‘사회에서 개인으로’라는 추세에 맞서는 운동의 가능성과 당위성을 따져 보는 것이 책의 얼개다. “노동의 유연화는 우리의 삶을 자유롭게 만드는 한편 불안하게 만든다. (…) 현대인의 고독감과 우울증이 증가하고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노동의 질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국가의 약화는 곧 시장의 지배를 허용하고 자본의 독재를 정당화한다. 이윤의 논리가 사회의 운영을 통제하고 모든 시민의 삶을 질식하게 만든다. 자유 시장 속에서 사람은 기업의 도구가 된다.” 각각 노동과 국가를 다룬 장에서 뽑은 예문들은 사회학에 대한 주류 경제학의 승리라는 씁쓸한 현실을 속절없이 ‘중계’할 따름이다. 지은이의 대책을 집약해 놓은 마지막 장 ‘체 게바라인가, 마하트마 간디인가?’에서 김 교수는 체 게바라와 간디가 각각 대표하는 폭력 혁명과 비폭력 저항 사이에서 ‘제3의 길’을 모색한다. 그 핵심은 다시 ‘사회적인 것’의 복원이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김윤태 지음/이학사·1만7000원 “오늘날 많은 주류 경제학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수많은 개인이-이기심을 가진 개인들이- 모여 이루어졌다고 가정한다. (…) 반면에 많은 사회학자는 개인의 이기심 대신 개인들이 모인 사회가 움직이는 논리에 관심을 갖는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의 새 저서 <사회적 인간의 몰락>은 주류 경제학과 사회학 사이의 대립 위에서 이야기를 풀어 간다. 당연히 사회학적 관점 위에 선 그는 이기적 개인의 집합으로 보는 주류 경제학의 관점을 뿌리치려 하지만, 사회학보다는 주류 경제학의 손을 들어 주는 쪽으로 바뀌는 엄연한 현실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이 책은 사회적 인간이 약화되고, 고립되고 원자화된 경제적 인간이 확산되는 사회적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려고 시도한다.” 김 교수는 데이비스 리스먼의 ‘고독한 군중’, 리처스 세넷의 ‘공적 인간의 몰락’, 지그문트 바우만의 ‘액체 사회’, 울리히 벡의 ‘개인화’ 같은 선행 학자들의 개념을 이어받아 ‘사회적 인간의 몰락’이라는 현실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자 한다. 노동, 조직, 국가, 민족, 여성, 가족, 인터넷 등으로 항목을 나누어 개인화하는 현실을 진단한 다음 마지막 장에서 ‘사회에서 개인으로’라는 추세에 맞서는 운동의 가능성과 당위성을 따져 보는 것이 책의 얼개다. “노동의 유연화는 우리의 삶을 자유롭게 만드는 한편 불안하게 만든다. (…) 현대인의 고독감과 우울증이 증가하고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노동의 질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국가의 약화는 곧 시장의 지배를 허용하고 자본의 독재를 정당화한다. 이윤의 논리가 사회의 운영을 통제하고 모든 시민의 삶을 질식하게 만든다. 자유 시장 속에서 사람은 기업의 도구가 된다.” 각각 노동과 국가를 다룬 장에서 뽑은 예문들은 사회학에 대한 주류 경제학의 승리라는 씁쓸한 현실을 속절없이 ‘중계’할 따름이다. 지은이의 대책을 집약해 놓은 마지막 장 ‘체 게바라인가, 마하트마 간디인가?’에서 김 교수는 체 게바라와 간디가 각각 대표하는 폭력 혁명과 비폭력 저항 사이에서 ‘제3의 길’을 모색한다. 그 핵심은 다시 ‘사회적인 것’의 복원이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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