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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천황주의자’였던 아버지에 대한 소설

등록 2015-03-26 20:46수정 2015-03-26 20:46

잠깐독서
익사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문학동네·1만5000원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 <익사>는 작가가 어린 시절 겪었던 아버지의 죽음을 소재로 삼은 자전적 작품이다. 오에의 아버지는 일본의 패전이 분명해 보였던 2차대전 말기 천황과 함께 자폭하려다가 익사한 ‘천황주의자’였다. 작가는 자신을 모델로 삼은 ‘조코 코기토’와 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려는 젊은 연극인들 그리고 코기토의 부인과 누이동생 등 주변 인물을 등장시켜 ‘아버지’로 상징되는 일본 현대사와 맞대결을 펼친다. 코기토가 아버지에 관해 쓴 소설을 연극인들이 각색해서 무대에 올리려 하고 그 일에 코기토 자신이 개입하면서 아버지의 죽음을 새롭게 해석해 가는 과정이 또 하나의 소설, 바로 <익사>가 되는 식으로 현실과 소설이 맞물린다. 소설 속 연극에서 비중있게 등장하는 ‘메이스케 봉기’는 국가주의와 여성 억압을 두 축으로 하는 전쟁기 일본에 대한 저항을 상징한다. 이 연극의 중심인물인 우나이코 자신이 열일곱살 때 지금은 일본 국가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큰아버지한테 강간을 당했다는 사실은 ‘봉기’와 ‘강간’ 모티브가 군위안부로 대표되는 전쟁기 일본의 범죄에 대한 비판과 반성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익사> 한국어판 출간에 맞추어 한국을 찾은 오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군 위안부로 대표되는 국가의 잘못에 대해 일본의 사죄와 배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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