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미술품 컬렉터들
김상엽 지음/돌베개·1만8000원 명품 그림을 놓고 숨가쁜 낙찰 경쟁을 펼치는 미술품 경매시장은 이 땅에서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미술사가 김상엽(52)씨는 노작 <미술품 컬렉터들>에서 한국의 근대 미술시장이 고려청자 수난사와 함께 태동했다고 적는다. 청일전쟁 시기 일본 장사치들이 고려도기를 조선에 가져와 처음 상품으로서 미술품 거래를 시작했고 경매는 1906년 아키오라는 자가 도굴한 청자를 쌓아놓고 벌인 것이 시초라고 한다. 19세기 말부터 개성 근교 고분에서 도굴된 고려청자는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 등 당시 일본 컬렉터들이 눈독 들인 ‘귀물’이었다. 1922년 본격적인 근대 미술품 경매기관으로 경성 남산정에 세워진 ‘경성미술구락부’도 “청자 도굴 붐에 편승해 골동의 원활한 유통을 목적으로 설립된 것”(수집가 박병래)이라 했을 정도다. 책은 1940년대 초까지 수백차례의 경매행사를 열고 60권 넘는 도록을 내며 성업한 경성미술구락부의 활동과 전형필, 장택상, 가루베 지온 등 당대 일류 컬렉터들의 행적들을 풀어나간다. 민족유산 수호자 전형필 외에도 최고의 감식안을 자랑한 귀족 장택상, 미술품 재테크의 귀재였던 의사 박창훈, 국내 최초의 전시기획자 오봉빈 등의 흥미진진한 비화들을 만날 수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김상엽 지음/돌베개·1만8000원 명품 그림을 놓고 숨가쁜 낙찰 경쟁을 펼치는 미술품 경매시장은 이 땅에서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미술사가 김상엽(52)씨는 노작 <미술품 컬렉터들>에서 한국의 근대 미술시장이 고려청자 수난사와 함께 태동했다고 적는다. 청일전쟁 시기 일본 장사치들이 고려도기를 조선에 가져와 처음 상품으로서 미술품 거래를 시작했고 경매는 1906년 아키오라는 자가 도굴한 청자를 쌓아놓고 벌인 것이 시초라고 한다. 19세기 말부터 개성 근교 고분에서 도굴된 고려청자는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 등 당시 일본 컬렉터들이 눈독 들인 ‘귀물’이었다. 1922년 본격적인 근대 미술품 경매기관으로 경성 남산정에 세워진 ‘경성미술구락부’도 “청자 도굴 붐에 편승해 골동의 원활한 유통을 목적으로 설립된 것”(수집가 박병래)이라 했을 정도다. 책은 1940년대 초까지 수백차례의 경매행사를 열고 60권 넘는 도록을 내며 성업한 경성미술구락부의 활동과 전형필, 장택상, 가루베 지온 등 당대 일류 컬렉터들의 행적들을 풀어나간다. 민족유산 수호자 전형필 외에도 최고의 감식안을 자랑한 귀족 장택상, 미술품 재테크의 귀재였던 의사 박창훈, 국내 최초의 전시기획자 오봉빈 등의 흥미진진한 비화들을 만날 수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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