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카스트 철폐에는 관심없던 간디

등록 2015-04-30 20:32수정 2015-10-24 00:34

잠깐독서
간디와 맞선 사람들
박금표 지음/그린비·2만원

도대체 ‘위대한 영혼’ 간디에 맞설 사람이 누구인가? 제목이 의아스럽다면 조사에 조금 더 집중할 필요가 있겠다. 이 책은 간디‘에’ 맞선 사람들이 아니라 간디‘와’ 맞선 사람들의 이야기다. 흔히 인도의 독립은 간디의 비폭력저항 운동에 집중해 서술돼 왔지만 조선의 독립운동가가 김구 혼자만이 아니었던 것처럼 인도도 마찬가지다. 책은 내적 진리를 추구했던 간디와는 방식이 달랐기에 끊임없이 대립해야 했던 네명의 인물을 통해 인도 독립의 역사와 쟁점들을 상세히 직조해냈다.

“간디는 21차례의 단식을 했으나 불가촉천민 제도 철폐를 위한 단식은 없었다.” 불가촉천민의 분리선거권을 두고 맞섰던 암베드카르는 “간디의 시대는 인도의 암흑기”라고 혹평했다. 인도의 분열을 우려한 간디의 ‘단식 투쟁’은 평소 소신처럼 비폭력 저항의 수단이었지만 반대 입장에 서 있던 암베드카르에게는 간디의 목숨이냐 천민들의 분리선거권이냐를 둔 폭력적 선택의 강요로 이어졌다.

지은이는 “간디의 정치가로서의 변신은 완벽하지 않았다”고 냉정히 평가한다. ‘영혼의 힘’만으로는 설득하기 어려운 정치판에서 그가 택했던 행보들은 종종 ‘갈팡질팡’으로 비쳤다는 점을 꼽는다. 완전무결한 성인의 이미지를 내려놓고 본 간디는 감옥에서 물레를 돌리는 대책없는 이상주의자였고, 천민을 하리잔(신의 자식)이라 불렀지만 카스트의 철폐에는 관심 없었던 온건주의자이기도 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