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 이후 선비들의 필독서였던 중국 역사서 <통감절요>(通鑑節要)가 한글로 완역돼 전 4권으로 나왔다. 이 책은 송나라 역사가 사마광(1019~1086)이 기원전 403년 주나라 위열왕 때부터 송나라 건국 직전인 959년까지 1362년간 역사를 연대별로 엮은 통사 <자치통감>(資治通鑑)을 간추린 것이다.
<자치통감>은 중국 왕조의 통치 이데올로기를 서술한 ‘제왕의 책’으로, 중국과 조선시대 지배층의 관심을 끌었고 많은 주석서가 간행되었다. 하지만 294권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은 읽기에 만만치 않아 남송시대에 이르러 강지(江贄)가 발췌해 50권으로 줄인 <통감절요>가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유교를 국가이념으로 내세운 중국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었던 조선 중기 이후 사대부들은 이 책을 필독서로 삼았다. 왕의 행적을 기록한 평서문 문장과 함께 사건·심리 묘사가 고루 포함돼 있어 흥미로운 까닭에 한문 학습서로서도 널리 쓰였다.
이번 완역본은 중국사 전문가 김정화 충북대 사학과 교수가 올해 8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만 4년 동안 학생들과 강독하며 완성한 것이다. 원저자의 말을 현대어로 확실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고, 시대 개관과 제도 등 역사적 사실에 각주를 붙였으며 원문을 첨부해 이해를 더했다. 왕조와 왕의 행적을 중심으로 하는 편년체 역사 서술이어서 아무런 설명 없이 사건들이 연대기적으로 나열되고 있는 원문의 단점을 보충한 것이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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