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진보좌파 학술문화행사
39개 세션 120여개 논문 발표
일상·금융화·재생산 등 초점
39개 세션 120여개 논문 발표
일상·금융화·재생산 등 초점
한국의 최대 진보좌파 학술문화행사인 ‘맑스 코뮤날레’가 역대 가장 큰 규모로 15일부터 17일까지 서강대학교, 성공회대학교에서 열린다. 2003년부터 격년으로 열려 7회째를 맞는 행사의 이번 주제는 ‘다른 삶은 가능한가: 맑스주의와 일상의 변혁’이다. ‘맑스 코뮤날레’는 마르크스, 코뮌, 비엔날레를 합친 말이다.
이번에는 지금까지의 대회를 통틀어 가장 많은 39개 세션 120여개의 논문이 발표된다. 주관단체는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노동자연대, 수유너머엔(N), 다중지성의 정원, 문화과학, 진보평론,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등 총 27곳이다.
올해 행사는 일상과 금융화, 재생산을 중심으로 한 미시적 주제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첫날 메인세션 ‘감성의 혁명과 일상생활의 정치화’(이진경·정정훈·최진석)는 대중운동과 정치적 감수성 체제, 공감의 공동체 등에 대해 살핀다. 같은 날 ‘일상에 담긴 욕망의 경제학’을 발표하는 홍훈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인의 욕망이 해방 이후 지금까지 과시효과와 대리만족(베블런), 물신주의(마르크스), 봉건적 위계구조 등으로 제약돼 획일화된 형태로 재생산돼왔다고 비판한다. 다차원적 욕망 설계와 합의·교육을 통해 다르게 욕망하고 살 수 있는 사회 변화의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다.
둘째 날에는 ‘코뮤니즘 사회의 일상에 대한 상상’(장귀연·장상환·심광현)과 ‘일상의 금융화와 사회변혁의 새로운 전망’(강내희·서동진)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한다.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는 ‘시간해방정책’과 ‘참여계획문화’라는 프레임으로 코뮤니즘 사회에서 변화하는 일상을 살핀다. 강내희 중앙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의 금융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빚진 삶은 금융적 삶이고 곧 위험을 일상화하는 유동적인 삶이라는 것이다. 서동진 계원예대 융합예술과 교수는 ‘착취의 회계학’을 통해 금융화를 노동자와 가계에 대한 직접적인 수탈이라고 보면서, 금융화에 동참하는 일이 ‘자기-수탈’이라는 강내희의 주장과 다른 목소리를 낸다. 문재인의 ‘소득주도성장론’과 사회적 경제, 협동조합, 기본소득 등의 한계도 함께 지적한다.
셋째 날에는 ‘다르게 살기: 사회적 재생산을 중심으로 한 일상의 재편’(이현재·추혜인), ‘일상 그리고 문화행동’(정택용·임정희·한받·김동현)이라는 소주제 아래 발표가 이어진다. 이현재(여성문화이론연구소)는 프랑스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의 ‘일상’ 분석과 페미니즘의 ‘사회적 재생산’ 개념들을 접목해 마르크시즘과 페미니즘의 연대 가능성을 타진한다.
심광현 집행위원장은 “갈수록 심화, 확산되고 있는 세계 자본주의 위기를 극복하고 ‘적녹보라 패러다임’을 고민하자는 뜻에서 여성주의자들과 좌파들이 대거 이 행사에서 만나게 되었다”며 “일상에 스며든 자본주의적, 가부장적, 반생태적 이데올로기와 습관들을 폐기해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회 당일에는 메인세션과 관련된 논문 10편을 수록한 책 <다른 삶은 가능한가: 맑스주의와 일상의 변혁>(한울아카데미)을 출간한다.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대회 누리집(marxcommunnale.net) 참고.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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