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추락하는 것은 복근이 없다
김해원 지음/사계절·1만원 상창고 짱 ‘껌딱지’는 평민 이고수에게 굴욕을 당한 뒤 땅에 떨어진 위신을 세우기 위해 고심한다. 껌딱지는 피자 배달로 모은 돈으로 선심을 쓰기 위해 슬슬 자신을 피하기 시작하던 아이들을 삼겹살집으로 불러 모은다. “아장아장 걸으면서부터 앵두보다 작은 입술로 툭하면 내뱉은 말이 ‘시발’”이었던 욕 실력을 자랑하며 허세를 부리다가 옆 테이블의 3학년 선배와 화장실에서 싸움을 벌이게 된다. 선배는 코뼈가 부러지고 껌딱지는 서열 1위로 복권된다. 하지만 다친 학생 쪽 부모가 들고일어나자 자신의 무용담에 숨겨진 비밀을 스스로 폭로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열일곱살의 털>로 사계절문학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던 김해원 작가가 7년 만에 두번째 청소년소설집을 내놨다. 7편의 이야기는 날렵한 유머와 묵직한 슬픔을 오가며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십대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표제작에서 ‘입만 산’ 학교 서열 1위의 추락을 우스꽝스러우면서 따스하게 그렸다면 ‘가방에’에서는 어머니가 집 나가고 사기꾼 아버지마저 연락이 끊어져 혼자 반지하 방에 살며, 이 집을 아지트 삼은 학교 말썽쟁이들에게 ‘라면 셔틀’을 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펼친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반도체 노동자의 사연을 다룬 ‘최후진술’은 뉴스 이면의 진실을 향해 묵묵히 다가간다.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도 탄탄한 이야기 구성과 차진 문체로 곱씹어 읽는 즐거움을 준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김해원 지음/사계절·1만원 상창고 짱 ‘껌딱지’는 평민 이고수에게 굴욕을 당한 뒤 땅에 떨어진 위신을 세우기 위해 고심한다. 껌딱지는 피자 배달로 모은 돈으로 선심을 쓰기 위해 슬슬 자신을 피하기 시작하던 아이들을 삼겹살집으로 불러 모은다. “아장아장 걸으면서부터 앵두보다 작은 입술로 툭하면 내뱉은 말이 ‘시발’”이었던 욕 실력을 자랑하며 허세를 부리다가 옆 테이블의 3학년 선배와 화장실에서 싸움을 벌이게 된다. 선배는 코뼈가 부러지고 껌딱지는 서열 1위로 복권된다. 하지만 다친 학생 쪽 부모가 들고일어나자 자신의 무용담에 숨겨진 비밀을 스스로 폭로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열일곱살의 털>로 사계절문학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던 김해원 작가가 7년 만에 두번째 청소년소설집을 내놨다. 7편의 이야기는 날렵한 유머와 묵직한 슬픔을 오가며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십대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표제작에서 ‘입만 산’ 학교 서열 1위의 추락을 우스꽝스러우면서 따스하게 그렸다면 ‘가방에’에서는 어머니가 집 나가고 사기꾼 아버지마저 연락이 끊어져 혼자 반지하 방에 살며, 이 집을 아지트 삼은 학교 말썽쟁이들에게 ‘라면 셔틀’을 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펼친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반도체 노동자의 사연을 다룬 ‘최후진술’은 뉴스 이면의 진실을 향해 묵묵히 다가간다.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도 탄탄한 이야기 구성과 차진 문체로 곱씹어 읽는 즐거움을 준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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