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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다시 장준하를 읽어야 하는 이유

등록 2015-05-21 20:47

잠깐독서
돌베개
장준하 지음/돌베개·1만6000원

박정희가 세번째로 대통령 선거에 나선 바로 그해, 장준하는 자신의 항일 회고록인 이 책에 “광복 조국의 하늘 밑에는 적반하장의 세상이 왔다”고 썼다. 일본군 장교 출신인 다카키 마사오는 이듬해인 1972년 유신을 선포했고, 독립운동가 출신인 장준하는 유신 철폐 운동을 벌이다 3년 뒤인 1975년 의문의 죽임을 당했다. 장준하 사망 40주기를 맞아 <돌베개>가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침략국을 향한 분노, 광복을 향한 투지, 불의를 참지 못하는 청년의 패기로 가득 찬 장준하가 보여주는 광복 전후의 상황은, 친일파와 그의 후손들이 세상을 주무르고 있는 뒤틀린 현재의 뿌리다. 그가 애국지사들과 함께 독립운동을 하겠다는 꿈 하나로 천신만고 끝에 찾아간 충칭의 임시정부는 “셋집을 얻어 정부 청사를 쓰고 있는 형편에 그 파는 의자보다도 많았”을 만큼 파당으로 갈가리 나뉘어 반목하고 있었다. 장준하는 자신들의 귀국을 반기는 갖가지 환영회에 쫓아다니는 임시정부 요인들을 보며 “이미 임정의 이성은 취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회고한다. 그러니 일본군에서 조선인 학도병을 향해 “도망가는 놈은 찔러 죽일 테야!”라고 호통치던 이가 해방 뒤 육군 최고 책임자의 자리에 오르는 일 따위가 벌어지지 않았겠는가. 장준하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역사는 결코 미사여구로써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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