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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미싱 돌리고 바느질하는 이 시대의 장인들

등록 2015-05-28 21:08

잠깐독서
소공인
전순옥·권은정/뿌리와이파리·1만8000원

외국의 사치품 브랜드들은 그들의 옷 짓는 이, 구두 만드는 이들을 ‘장인’이라 부른다. 이들이 작업하는 과정을 공개하며 브랜드의 가치를 드높이는 소재로 쓰기도 한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고 했던가. “그전에는 어디 가서 봉제일 한다는 말을 쉽게 못 꺼냈어요. 창피했으니까요. 다들 저 아래로 보는 게 있었으니까….” 43년 경력의 ‘봉제 장인’ 김도영씨의 회고다.

봉제공장 ‘시다’ 출신의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인터뷰 전문가 권은정씨가 1년 반 동안 서울 창신동·성수동 등의 수제화·봉제·액세서리 등 소규모 제조업 장인 9명을 인터뷰해 정리한 이 책은 도시 곳곳의 지하를 밝히며 미싱을 돌리고 바느질하는 이들의 노동이 ‘사양산업’에 그칠 수 없다고 외친다.

하지만 현실에선 “이렇게 5년에서 10년이 지나면 아마 기술을 역수입해 와야 할 겁니다. 비전도 없는데다 실컷 일해야 초봉이 120만원에서 150만원 정도밖에 안 되니까요”라고 42년 경력의 가방 장인 김종은씨는 걱정한다. 43년 동안 옷을 만든 패턴 장인 장효웅씨는 “샤넬은 기술자들을 우대해줬기 때문에 주인이 죽었어도 그대로 남아 (…) 영원히 가는 것”이라며 우리 소공인 제조업이 생존할 힌트를 귀띔한다. “제 기술로 정직하게 일해서 돈을 벌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라는 55년 구두 장인 유홍식씨의 자부심도 한몫할 것이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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