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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신자유’ 혹은 ‘새로운 자유’

등록 2015-06-04 20:30수정 2015-10-24 00:37

잠깐독서
뉴 리버티 호의 항해
손석춘 지음/들녘·1만3000원

봄날, 제주 여행, 공룡 같은 여객선. ‘그날’ 이후 이 단어들은 더이상 무관하게 읽히지 않는다. 봄날 항구에 이르는 길이 전혀 막히지 않아 ‘길조’라 생각하며 제주행 여객선에 오른 모녀가 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엄마는 회사에 사표를 냈고, 딸은 대학을 졸업했다. 탈북한 남자에겐 그날이 선원으로서 마지막 승선이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자연스레 ‘그날’을 떠오르게 한다.

20세기 한반도의 비극적인 현대사를 사회주의 지식인, 진보 언론의 논설위원, 스웨덴 입양아 등의 인물로 그려냈던 작가 손석춘이 기존에 발표한 ‘3부작’에 등장했던 인물들을 한 자리에 불러냈다. 개인사의 곡절이 곧 상흔으로 얼룩진 우리 겨레의 자화상이라 할 만한 한민주, 홍연화, 박상준 세 사람이 그들이다. ‘통일동산’이라는 공동주택에 터 잡고 분단조국과 사회를 고민하고, 조화로운 삶을 향한 발걸음을 뗄 찰나였다. 그러나 이들의 새로운 출발을 상징했던 여행은 실제 사건과 맞물리며 전복적 서사로 나아간다.

순우리말을 글 적소에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작가가 배의 이름은 ‘뉴 리버티’라 붙였다. 적확한 묘사와는 대조적으로 이 외래어는 여러가지로 읽힌다. 자본의 잔인한 속성에 의해 침몰한 배를 떠올리면 신자유주의로 읽혔던 ‘뉴 리버티’는 연화, 상준을 통해 종내에는 ‘새로운 자유’라는 희망을 함축한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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