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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프로이트의 날카롭고 뾰족한 부분들

등록 2015-06-18 20:55

잠깐독서
프로이트 패러다임
맹정현 지음/위고·1만5000원

마르크스가 한국 사회에 ‘공식’ 도래한 시기는 매우 늦었다. 그에 견줘 프로이트는 일찌감치 앞문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그의 이론이 널리 소개된 건 마르크스보다 외려 늦었다. 그것도 그가 창시한 정신분석학이 아닌 새로운 연금술(마르크스+프로이트)을 거친 것이 대부분이다.

저자가 “우리에겐 프로이트 ‘읽기’의 역사가 없다”고 하는 것도 그런 맥락 같다. “프로이트에게는 아주 날카롭고 뾰족한 부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우리는 왜 굳이 뭉툭한 부분에 대해서만, 아니면 뭉툭하게 만들어서만 이야기할까? 프로이트를 읽지 않기 위해서라고밖에….”

이 책은 해설서에 그치지 않는다. 프로이트의 언어의 결을 따라 프로이트를 읽는 방법을 터득해가는 과정을 제시한다. “프로이트를 이해하는 것과 프로이트를 읽는 것은 분명 다르다.” 왜 프로이트는 이해보다 읽기가 중요하다는 것일까. 모든 ‘원전주의자’의 이구동성 아닌가.

해명은 프로이트 내부에서 나와야 한다. 인간에 관한 모든 지식이 인간의 타자화를 깔고 있는데, 프로이트 이론만은 화자의 독백을 포함한다. “우리 안에 있는 (나머지) 반쪽의 언어를 들을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었다.” 주어가 다른 언어를 뒤섞으면 회색의 언어가 되고 만다.

이 책은 강의를 구어체로 재구성해 이론서치고 잘 읽힌다. 그러나 저자의 역할은 독자를 물가까지 이끄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강 가운데로 흐른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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