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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상허와 미당, 두 대가를 오롯이 만나다

등록 2015-06-25 19:54수정 2015-06-26 10:25

1946년 월북해 1970년을 전후해 숙청당한 것으로 알려진 이태준의 거의 유일한 사진(왼쪽)과 미당 서정주가 생전에 자택에서 원고를 쓰는 모습. 이태준과 서정주의 작품을 한데 모은 전집이 출간되었다. <한겨레> 자료사진
1946년 월북해 1970년을 전후해 숙청당한 것으로 알려진 이태준의 거의 유일한 사진(왼쪽)과 미당 서정주가 생전에 자택에서 원고를 쓰는 모습. 이태준과 서정주의 작품을 한데 모은 전집이 출간되었다. <한겨레> 자료사진
이태준과 서정주 전집 발간
현대문학 100년 결실 오롯이
앞서 이용악·정지용 전집도
이태준 전집 1~7
이태준 지음, 상허학회 엮음/소명출판·11만6100원

미당 서정주 시전집(전 5권)
서정주 지음/은행나무·10만원

한국 현대문학이 한세기 남짓한 연륜을 쌓아 오면서 주요 작가들의 전집 발간으로 문학 세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작업이 활발하다. 올 초에 선보인 <이용악 전집>과 지난달에 나온 <정지용 전집> 1·2에 이어 비중 있는 전집 둘이 목록에 추가되었다. 상허 이태준(1904~?)의 중단편소설과 산문을 망라한 <이태준 전집> 1차분(전 7권)과 미당 서정주(1915~2000)의 시를 한데 모은 <미당 서정주 시전집>(전 5권)이 그것이다.

최초 전집 발간 20여년 만에 상허학회(회장 강진호 성신여대 교수)가 다시 손을 보아 내게 된 <이태준 전집> 1차분은 10여편에 이르는 장편을 뺀 나머지 모든 소설과 산문을 망라했다. 지난 전집에는 빠졌던 단편 ‘구장의 처’와 일본어 단편소설 ‘제1호 선박의 삽화’ 등이 추가되었다. 기행문 ‘중국기행’과 일기와 편지, 대담, 앙케이트 등도 새롭게 확인해서 포함시켰다.

1권 <달밤 외>에는 등단작 ‘오몽녀’와 두번째 작품 ‘구장의 처’를 비롯해 단편 36편과 중편 2편이, 2권 <돌다리 외>에는 ‘제1호 선박의 삽화’를 비롯한 단편 18편과 중편 1편이 실렸으며, 3권 <사상의 월야·해방 전후>는 자전적 성격이 가장 강한 두 표제 중편을 담았다. 4권 <농토·첫 전투·먼지>는 북한에서 발표한 작품들을 실었는데 이 가운데 ‘농토’와 ‘먼지’는 “높은 예술적 성취를 보여주고 있으며, ‘당 문학’이라는 범주로 한정할 수 없는, 당대 정치 문제에 대한 이태준 자신의 입장을 보여준다”고 상허학회 쪽은 밝혔다. 5권 <무서록 외>는 1941년에 나온 수필집 <무서록>을 원본으로 삼아 그밖에도 여러 지면에 발표한 다양한 글을 포함시켰고, 6권 <쏘련기행·중국기행 외>는 1947년에 나온 <쏘련기행>(1947)과 <혁명절의 모스크바>(1950), <중국기행-위대한 새 중국>(1952)으로 이루어졌으며, 7권 <문장강화 외>는 <문장강화>를 비롯한 이태준의 문장론 관련 글을 한데 모았다.

강진호 교수는 “이태준은 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가 주창하던 현실 반영으로서의 소설에 맞서 ‘만드는’ 소설이라는 기교적 조형미를 강조한 미학주의 작가이자 해방 뒤 월북과 숙청 등의 행로로 현대사의 아픔을 온몸으로 구현한 문제적 작가”라며 “상허의 문학적 특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로 우선 전집 1차분을 간행함으로써 연구자와 일반 독자의 요구를 아울러 충족시키고자 했다”고 전집 발간 취지를 밝혔다.

<미당 서정주 시전집>(전 5권)은 내년 6월까지 전 20권으로 완간될 예정인 ‘미당 서정주 전집’의 1차분이다. 미당의 첫 시집 <화사집>(1941)부터 마지막 시집 <80소년 떠돌이의 시>(1997)까지 15권 시집과 <서정주문학전집>(일지사, 1972) 제1권에 실린 ‘신작시’ 55편을 포함해 모두 950편 시를 망라했다. 전집 간행위원회 위원인 이남호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미당은 68년에 걸친 시작 기간 동안 작품을 꾸준히 고친 것으로 유명하다”며 “여러 판본 가운데 최종 시집본을 존중하되 미당 자신이 시작 노트에 수정한 것을 반영해 시인의 뜻을 가능한 한 살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가령 잘 알려진 시 ‘선운사 동구’ 중 “작년 것만 상기도 남았습디다”의 ‘상기도’는 시작 노트에는 ‘오히려’였고 첫 발표 때에는 ‘아직도’였다가 다시 ‘오히려’와 ‘시방도’를 거쳐 1974년 선운사 앞 친필 시비에서는 ‘상기도’로 바뀌었는데 간행위원들은 ‘상기도’를 택했다. 전집 간행위원인 윤재웅 동국대 국어교육학과 교수는 “전집에 실리지 않은 미수록작 180여편과 미발표작 120여편 등 300편 정도는 별도 단행본으로 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미당 서정주 전집’은 올 하반기에 자서전과 산문, 시론 등 8권을 추가로 내고 내년 상반기에 7권을 마저 내서 완간할 계획이다. 한편 미당의 100살 생일을 하루 앞둔 29일 저녁 7시 동국대학교 본관 중강당에서는 ‘100세 생일 시잔치 및 시전집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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