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여성 혐오가 어쨌다구?
윤보라 외 6명 지음/현실문화·1만4000원 ‘아몰랑’. 대통령의 무능과 무책임한 태도를 꼬집으며 들불처럼 번진 신조어다. 이 유행어가 여성 비하로 시작됐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여자들과 토론을 하면 자기주장만 내세우다 “아 몰라 몰라” 하고 도망간다 하여 만들어진 말. 현재 가장 위트있게 느껴지는 조어의 근저가 ‘된장녀’ ‘김치녀’와 다를 바 없는 여성 혐오에서 시작됐다는 건 자못 소름끼친다. 도대체 누가 왜 무엇 때문에 ‘나쁜 여자’들을 만들어내는가? 여기 여섯편의 글은 ‘혐오’라는 강렬한 감정이 어떻게 정치·사회적 도구로 결합하는가를 다양한 층위로 접근하고 탐구한다.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혐오의 민낯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억압, 착취, 혐오가 남성이 여성에게 해온 행위를 기준으로 삼고 배운 것”이란 정희진의 해석과 동일선상이다. “페미니스트가 싫어서”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소년이 온라인상에서 학습했을 남성피해자론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주된 속죄양으로 여성을 비롯해 전교조와 노동운동, 심지어 세월호 유가족도 혐오의 대상”이 되는 현상과 맞닿아 있다. 다시 여성으로 돌아와 이 ‘혐오의 사회’를 헤쳐갈 길은 존재하는가. ‘루인’은 혐오가 지닌 주체적 힘의 ‘어떤 가능성’을 타진한다. 현실세계에서 그 단계는 요원해 보이긴 하지만 혐오에 대한 긍정과 부정이라는 이분법적 틀에서 벗어나자는 지적은 인상적이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윤보라 외 6명 지음/현실문화·1만4000원 ‘아몰랑’. 대통령의 무능과 무책임한 태도를 꼬집으며 들불처럼 번진 신조어다. 이 유행어가 여성 비하로 시작됐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여자들과 토론을 하면 자기주장만 내세우다 “아 몰라 몰라” 하고 도망간다 하여 만들어진 말. 현재 가장 위트있게 느껴지는 조어의 근저가 ‘된장녀’ ‘김치녀’와 다를 바 없는 여성 혐오에서 시작됐다는 건 자못 소름끼친다. 도대체 누가 왜 무엇 때문에 ‘나쁜 여자’들을 만들어내는가? 여기 여섯편의 글은 ‘혐오’라는 강렬한 감정이 어떻게 정치·사회적 도구로 결합하는가를 다양한 층위로 접근하고 탐구한다.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혐오의 민낯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억압, 착취, 혐오가 남성이 여성에게 해온 행위를 기준으로 삼고 배운 것”이란 정희진의 해석과 동일선상이다. “페미니스트가 싫어서”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소년이 온라인상에서 학습했을 남성피해자론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주된 속죄양으로 여성을 비롯해 전교조와 노동운동, 심지어 세월호 유가족도 혐오의 대상”이 되는 현상과 맞닿아 있다. 다시 여성으로 돌아와 이 ‘혐오의 사회’를 헤쳐갈 길은 존재하는가. ‘루인’은 혐오가 지닌 주체적 힘의 ‘어떤 가능성’을 타진한다. 현실세계에서 그 단계는 요원해 보이긴 하지만 혐오에 대한 긍정과 부정이라는 이분법적 틀에서 벗어나자는 지적은 인상적이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