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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기자’ 조갑제의 30년 전 르포

등록 2015-08-13 20:22

잠깐독서
사형수 오휘웅 이야기
조갑제 지음/조갑제닷컴·2만원

1974년 두 아이와 아버지가 목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어머니가 내연남을 시켜 이들을 살해했다며 두 사람을 체포해 수사했다. 재판 과정에서 이 여성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누명을 썼다며 혐의를 부인하던 내연남은 사형 선고를 받았다. 형이 집행되기 직전, 그는 이런 유언을 남겼다. “엉터리 재판 집어치우라. 죽어 원혼이 되어서라도 위증한 사람들과 고문수사한 사람들과 오판한 사람들에게 복수하겠다.”

10년 뒤, 해직기자 조갑제는 사형수 오휘웅이 남긴 유언을 듣고 취재를 시작한다. 오휘웅 주변인물과 사건 관련자 수십명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자료를 모아 200자 원고지 약 2천장으로 완성한 르포르타주가 바로 이 책이다. 불과 넉달 만에 세상에 나온 이 책은, 오휘웅이 사건을 빨리 종결지으려고 일상적으로 고문수사를 하고 심판의 엄중함을 지키지 못했던 수사기관과 재판부의 희생자임을 밝혀냈다.

지금은 ‘극우 논객’으로 이름을 날리는 지은이지만, 꼼꼼한 취재와 생기 넘치는 문체로 써내려간 글은 ‘진실’을 다루는 이들에게 여전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다만, “고문은 국가권력으로 개인의 존엄성을 짓밟는다는 점에서 가장 반민주적이고 반국가적이며 반문명적”이라고 목소리 높이는 그가 우파의 대변자처럼 행세하면서 ‘사형수가 죽인 사람의 인권은 어떻게 보상받느냐’며 사형 존치론자임을 당당히 밝히는 모습은 아이러니하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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