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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라면은 어떻게 우리에게 왔을까?

등록 2015-08-20 20:26수정 2015-10-24 00:39

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
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
잠깐독서
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
무라야마 도시오 지음, 김윤희 옮김
21세기북스·1만5000원

라면이 떨어진 찬장은 어쩐지 불안하다. 숙취에서 깨어난 주말 점심, 야근을 마치고 누운 출출한 잠자리, 만약 라면이 없었다면 삶은 얼마쯤 더 쓸쓸했을 것이다. 이런 라면이 언제부터 짜고, 열량 높은 천덕꾸러기로 전락해버린 것일까. 책을 덮고 나면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추천사처럼 “양은 냄비에 대충 끓여 먹는 음식이라고 하찮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더욱 짙어진다.

라면에 사활을 건 두 남자의 이야기다. 삼양식품 전중윤 회장과 묘조식품 오쿠이 기요즈미의 라면 기술 전수에 얽힌 실화를 상세하면서도 흥미롭게 다뤘다. 전 회장은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쓰레기나 다름없는 ‘꿀꿀이죽’을 먹기 위해 긴 줄을 선 사람들을 보고 라면 개발의 뜻을 품는다. 오쿠이 또한 ‘국민 식생활 개선’이라는 사명을 가지고 라면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다. 맨 마지막장, 마침내 두 사람이 해후하고 서로의 경영철학에 공감하며 ‘대한민국 최초의 라면’이 잉태된다.

기술제휴를 약속받고 귀국길에 오른 전 회장에게 오쿠이는 ‘절대 비밀 엄수’를 당부하며 ‘전설의 수프 배합표’를 건넨다. ‘마법의 가루’로 불리는 라면 수프가 대한해협을 건너는 이 장면에서는 묘한 감동이 밀려온다. 라면의 면발은 왜 꼬불꼬불할까? 컵라면이 끓지 않은 물에서도 잘 익는 이유는? 부록엔 익숙해서 당연했던 소소한 궁금증에 대한 답도 담겼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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