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이솝우화 뺨치는 옛글의 숨은 보물

등록 2015-10-01 20:23

그림 한국고전번역원 제공
그림 한국고전번역원 제공
애꾸눈 어미닭과 건강한 어미닭은 누가 제 새끼를 잘 키울까? 애꾸눈 닭은 노는 듯 병아리를 품기만 했다. 건강한 닭은 벌레를 잡아주느라 부리와 발톱이 다 닳고, 고양이와 솔개가 나타나면 죽을힘을 다해 싸워 병아리를 지켰다. 결과는? 자녀 일을 시시콜콜 해주는 ‘헬리콥터 엄마’가 보면 뜨끔할 우화는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이 쓴 ‘할계전’이다. 이솝우화 뺨치는 비유와 반전이 숨어 있지만, 잘 알려져 있진 않다. 한국전래동화 전집에 수록되지 않은 탓이다.

한국고전번역원이 옛글 속에 숨은 보물을 뽑아 초등학생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우리 고전 이야기 4권을 펴냈다. ‘우리 고전 쏙쏙 뽑아 읽기’ 시리즈의 문을 여는 <베개야, 미안해>(김은의 글, 허구 그림) <눈 셋 달린 개>(하승현 글, 김주리 그림)와 ‘우리 고전 재미있게 읽기 시리즈’ 3, 4권인 <꽃 키우는 별난 선비 강희안의 양화소록>(여운 글, 오현경 그림)과 <강희맹의 훈자오설>(김일옥 글, 최미란 그림)이다. 어린이책 작가가 쓰고 고전 연구자가 감수해 이야기 맛과 원전의 말맛을 놓치지 않는다.

고양이 쥐잡기(묘포서설), 바느질하는 일곱 벗(규중칠우쟁론기) 등 우화 18편을 엮은 <베개야…>는 ‘생각 톡톡 지혜 쑥쑥’ 코너로 생각의 공간을 둔다. <눈 셋 달린 개>는 은혜를 갚고 영묘했던 동물 이야기 32편을 묶었다. 강희안과 강희맹은 세종대왕을 이모부로 둔 조선의 형제 문필가. <…양화소록>은 우리나라 최초의 원예서로 열한살 머슴 감국이의 원예일기 형식으로 풀어썼다. <…훈자오설>은 두 아내에게서 열여섯명의 자녀를 둔 아버지가 훈계 대신 자식교육을 어떻게 했는지 엿볼 수 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