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책 속으로
“꿈속에서 즐겁게 술을 마시던 사람이 아침에는 슬피 울고, 꿈속에서 슬피 울던 사람이 아침에는 신이 나서 사냥을 떠나오. 꿈속에서는 그것이 꿈인 줄 모르고 그 속에서 꿈을 점치기도 하다가 깨어나서야 그것이 꿈인 줄 압니다. 참된 깨어남이 있고 나서라야 이 인생이 한바탕 꿈인 줄 아는 것이지요.”
“나와 당신이 논쟁을 했다고 합시다. 당신이 나를 이기고 내가 당신에게 졌다면, 당신이 옳고 내가 틀린 걸까요? 내가 당신을 이기고 당신이 내게 졌다면, 내가 옳고 당신이 틀린 걸까요? 그 한쪽이 옳고 다른 쪽은 틀린 겁니까, 아니면 두 쪽 다 옳은 겁니까, 아니면 두 쪽 다 틀린 겁니까? 나도 당신도 알 수가 없소. 제 3자 역시 판단할 수가 없소. 누구에게 판단을 부탁해야 하는 걸까요.”
“언젠가 장주(莊周)가 나비가 된 꿈을 꾸었다.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된 채 노니면서도 자신이 장주라는 것은 깨닫지 못했다. 하나 문득 깨어나 보니 틀림없는 자신이 아닌가. 도대체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된 것일까? 아니면 나비가 꿈에 장주가 된 것일까? 현실 속의 장주와 나비는 다르다. 이런 경지의 변화를 물화(物化)라 한다.”(이상, <장자> 내편 ‘제물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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