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곤충 연대기
스콧 R. 쇼 지음, 양병찬 옮김
행성B이오스·1만9000원 지구는 과연 인간의 별일까? 100만종, 아니 이름 없는 종을 더한다면 어림잡아 1000만종. 무려 4억년 전부터 이 별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남은 동물. 그건 바로 인간이 아니라 곤충이다. 미국의 저명한 곤충학자 스콧 R. 쇼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곤충이야말로 진정한 지구의 지배자라 주장한다. “늘 느끼는 거지만, 인간의 척추동물 조상들은 억세게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곤충 연대기>의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일관되게 ‘척추동물 중심주의’ 또는 ‘인간 중심 진화론’을 비판하며, 도리어 생물 번성에 기여한 동물은 곤충이라고 강조한다. 이 ‘유쾌한 투덜거림’에 익숙해지면 최초로 날개를 갖게 된 하루살이들과 쥐라기 공룡들과 한 숲에 살았던 말벌들,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딱정벌레와 파리들에 대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책은 포유류가 번성한 신생대에 대해서는 말미에 20쪽 정도 살짝 언급한 뒤 바로 ‘곤충우주가설’로 끝을 맺는다. 이 가설은 간단히 말해서 ‘우주는 곤충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인데, 광대한 우주에 생명 탄생에 적절한 조건이 주어질 경우 진화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동물은 포유류나 다른 무엇이 아니라 곤충일 거라는 이야기다. 유구한 곤충의 역사를 살피면 허무맹랑하지만은 않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스콧 R. 쇼 지음, 양병찬 옮김
행성B이오스·1만9000원 지구는 과연 인간의 별일까? 100만종, 아니 이름 없는 종을 더한다면 어림잡아 1000만종. 무려 4억년 전부터 이 별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남은 동물. 그건 바로 인간이 아니라 곤충이다. 미국의 저명한 곤충학자 스콧 R. 쇼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곤충이야말로 진정한 지구의 지배자라 주장한다. “늘 느끼는 거지만, 인간의 척추동물 조상들은 억세게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곤충 연대기>의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일관되게 ‘척추동물 중심주의’ 또는 ‘인간 중심 진화론’을 비판하며, 도리어 생물 번성에 기여한 동물은 곤충이라고 강조한다. 이 ‘유쾌한 투덜거림’에 익숙해지면 최초로 날개를 갖게 된 하루살이들과 쥐라기 공룡들과 한 숲에 살았던 말벌들,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딱정벌레와 파리들에 대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책은 포유류가 번성한 신생대에 대해서는 말미에 20쪽 정도 살짝 언급한 뒤 바로 ‘곤충우주가설’로 끝을 맺는다. 이 가설은 간단히 말해서 ‘우주는 곤충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인데, 광대한 우주에 생명 탄생에 적절한 조건이 주어질 경우 진화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동물은 포유류나 다른 무엇이 아니라 곤충일 거라는 이야기다. 유구한 곤충의 역사를 살피면 허무맹랑하지만은 않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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