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반짝이는 박수 소리
이길보라 지음/한겨레출판·1만3000원 “태초에 말이 있었다. 그러나 나의 언어는 다른 사람의 그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오른 손바닥으로 주먹을 쥔 왼팔을 쓸어내린다. 두 주먹을 쥐고 바닥이 아래로 향하게 해 가슴 앞에서 아래로 내린다. ‘안녕하세요/안녕히 계세요’를 뜻하는 수어(수화)다. “나는 수많은 차이들 사이에서 태어났다. 내가 자라자, 그것은 여러 종류의 차별이 되었다. (…) 나는 나의 언어를 찾아야만 했다.” 두 팔을 들고 손바닥을 반짝반짝 좌우로 돌린다. 누군가를 환영하고 축하할 때, 농인들이 치는 ‘반짝이는 박수’다. 청인은 입말을 쓴다. 농인은 손말을 쓴다. 청인으로 태어난 농인의 자녀를 뜻하는 ‘코다’(Children of Deaf Adult)는 손말과 입말 2개 언어를 구사하는 ‘이중언어 사용자’다. 보고 듣지 못하는 이들에겐 만지는 언어, 곧 촉수어가 있다. 입술 대신 손으로 말하는 부모에 관한 다큐멘터리 <반짝이는 박수 소리>(2014)를 제작한 ‘이야기꾼’ 이길보라가 펴낸 자전적 에세이다. 농인인 부모의 삶과 자신의 성장기에 더해, 청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농인 특유의 문화(농문화)에 대한 정보가 빼곡하다. 지은이는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친 뒤 자퇴하고 아시아 8개국을 여행하며 그 여정을 <길은 학교다>(2009)에 담기도 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이길보라 지음/한겨레출판·1만3000원 “태초에 말이 있었다. 그러나 나의 언어는 다른 사람의 그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오른 손바닥으로 주먹을 쥔 왼팔을 쓸어내린다. 두 주먹을 쥐고 바닥이 아래로 향하게 해 가슴 앞에서 아래로 내린다. ‘안녕하세요/안녕히 계세요’를 뜻하는 수어(수화)다. “나는 수많은 차이들 사이에서 태어났다. 내가 자라자, 그것은 여러 종류의 차별이 되었다. (…) 나는 나의 언어를 찾아야만 했다.” 두 팔을 들고 손바닥을 반짝반짝 좌우로 돌린다. 누군가를 환영하고 축하할 때, 농인들이 치는 ‘반짝이는 박수’다. 청인은 입말을 쓴다. 농인은 손말을 쓴다. 청인으로 태어난 농인의 자녀를 뜻하는 ‘코다’(Children of Deaf Adult)는 손말과 입말 2개 언어를 구사하는 ‘이중언어 사용자’다. 보고 듣지 못하는 이들에겐 만지는 언어, 곧 촉수어가 있다. 입술 대신 손으로 말하는 부모에 관한 다큐멘터리 <반짝이는 박수 소리>(2014)를 제작한 ‘이야기꾼’ 이길보라가 펴낸 자전적 에세이다. 농인인 부모의 삶과 자신의 성장기에 더해, 청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농인 특유의 문화(농문화)에 대한 정보가 빼곡하다. 지은이는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친 뒤 자퇴하고 아시아 8개국을 여행하며 그 여정을 <길은 학교다>(2009)에 담기도 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