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초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을 30년 넘게 연구해온 강영주 교수가 논문집 <통일시대의 고전 ‘임꺽정’ 연구>를 내놓았다. 사진은 1996~97년 <에스비에스>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드라마 <임꺽정>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강영주 교수 논문집 출간
‘임꺽정’은 사실주의 역사소설
‘조선왕조실록’의 영향 등 밝혀
‘임꺽정’은 사실주의 역사소설
‘조선왕조실록’의 영향 등 밝혀
‘임꺽정’ 연구
강영주 지음/사계절·3만2000원 벽초 홍명희와 그의 소설 <임꺽정>을 30년 넘게 천착해 온 국문학자 강영주 교수(상명대 국어교육과)가 그간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논문집 <통일시대의 고전 ‘임꺽정’ 연구>를 내놓았다. 강 교수와 <임꺽정>의 만남은 40여년 전 대학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 동기인 가수 양희은씨가 어느 날 해방 뒤 간행되었던 <임꺽정> 6권 세트를 당시 돈 10만원에 샀다며 빌려주었다. “빠져들듯 읽으면서도 벽초와 <임꺽정>이 나한테 운명 같은 존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강 교수는 말했다. 1986년 식민지 시기 역사소설들을 대상으로 삼은 논문 ‘한국근대역사소설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강 교수 심중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임꺽정>이었다. 1991년 박사학위논문과 석사논문 등을 모은 첫 책 <한국역사소설의 재인식>을 낸 것을 비롯해 단독 저서 <벽초 홍명희 연구>(1999) <벽초 홍명희 평전>(2004) <그들의 문학과 생애, 홍명희>(2008)와 편서 <벽초 홍명희 ‘임꺽정’의 재조명>(1988) <벽초 홍명희와 ‘임꺽정’의 연구자료>(1996) 등을 통해 벽초와 <임꺽정>이라는 외길을 걸어왔다. 새로 나온 <통일시대의 고전 ‘임꺽정’ 연구>에는 1988년 작 ‘홍명희와 역사소설 <임꺽정>’에서부터 2009년에 쓴 ‘<임꺽정>과 연암 문학의 비교 고찰’까지 논문 아홉이 묶였다. <임꺽정>의 연재와 출판, <조선왕조실록>과 관계, 여성주의에서 본 <임꺽정>, 황석영 <장길산>과 비교 등 <임꺽정>을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책 앞부분에는 강 교수 자신이 대학생 둘과 좌담 형식으로 책 내용을 쉽게 풀어 전달하는 꼭지도 배치했다. “홍명희의 <임꺽정>은 이광수의 작품들로 대표되는 식민지 시기 대부분의 역사소설들과는 그 유형을 달리하는 역사소설이라 할 수 있다. 후자가 현실도피적인 의도에서나 교훈적인 이념의 제시를 위해 흔히 역사의 실상을 왜곡하는 낭만주의적 역사소설의 유형에 속한다면, 이 작품은 거의 유일하게 지나간 시대를 현대의 전사로서 진실되게 묘사하려는 리얼리즘 역사소설의 유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지은이 강영주 교수.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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