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성의 르네상스
김기영 지음. 선미디어 펴냄. 1만2000원
김기영 지음. 선미디어 펴냄. 1만2000원
인터뷰/<다시 찾은 성의 르네상스> 쓴 김기영씨
“이 책은 ‘노인에 대한’ 것이지 ‘노인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닙니다.”
<다시 찾은 성의 르네상스>(선미디어 펴냄) 지은이 김기영(48)씨는 오지랖 넓은 왕수다다. 그래서 친구가 많다. 특히 나이많은 사람들과 격의없이 지낸다. 그들은 어르신이기보다 연상의 친구다.
이번에 낸 책은 그들과의 격의없음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700여명한테 설문조사를 받아 쓴 논문 <노인의 성생활 실태와 인식에 관한 연구>가 모태다.
“책을 쓰면서 많이 반성했어요. 신혼 때 시부모(당시 61, 56살)께서 밤에 아이좀 봐 주시지 하고 바랐는데, 이제는 내가 무리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노인들이 밤에 뭐 할 일이 있겠냐고 생각했던 게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 논문심사 교수들이 “진짜 몰랐냐?”고 하면서도 “무척 기특하다”고 했다.
“탑골공원 노인들을 보면 한국의 노인 문제가 다 보여요. 집에서나, 사회에서나 노인은 찬밥입니다. 그냥 밥이나 챙겨주면 다라고 생각하죠. 박카스 아줌마들이 많은 것, 제도적으로 ‘그게’ 해결되지 않으니 생기는 문제입니다. 건강한 노인들 70%가 정상 성인과 같은 성욕을 갖고 있는데, 젊은이 중심의 이 사회는 그것을 모르거나 외면하고 있어요. 성병에 걸린 노인들은 남들이 알까 봐 민망해하면서 숨겨요.”
그는 70대가 ‘제2의 성 전성기’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 청소년기를 빼고 성에 가장 관심이 많은 나이는 40, 50대이고, 70대에 이르러 관심이 폭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경 발기나 질의 뻑뻑함 등 문제가 있을 거라고 여기지만 정작 그들 대부분은 성적 능력에 별 문제 없다고 답한다. 문제는 섹스파트너가 없다거나 사회의 편견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60살 이상 노인을 조사한 결과 61.1%가 성생활을 지속하고 있었다.
“능력이 되고 임신 걱정은 없고… 자의식이나 부담스런 시선만 없다면 노년은 자유연애와 자유섹스를 위한 호기입니다.” 노인들 자신은 정작 그렇지 않은데, 주변에서 곱게 늙어야 한다. 창피하다면서 주눅들게 함으로써 노화를 촉진시킨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정상적인 성생활은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면역체계를 돕는다. 남성의 경우 전립선 질환을 예방하고 여성은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자신감을 주어 치매와 건망증을 막아준다. 그런데 양로원은 노인의 성을 완전히 말살하는 구조다. 남녀를 분리수용해 남녀 접촉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다. 지은이는 그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하면 될까 하는 질문에 그것은 머리좋은 사람들이 고민해 달라는 말로 대신했다. 지은이가 권하는, 노인을 위한 성생활 지침은 도발적이다. 성기를 자주 사용하라. 자위행위를 자주 하되 공들여 천천히 하라 등등. 그는 궁극적으로 ‘효’의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와 자식 일 대 일 관계에서 파악할 게 아니라 부모 세대의 노고에 대한 사회적인 부양으로 봐야 한다는 것. 젊어서는 돈 버느라, 자식 눈치 보느라 섹스를 즐기지 못하고, 늙어서는 배우자가 없거나 편견 때문에 역시 그러한데, 그들이 마음놓고 제2의 전성기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효라고 본다. 그러자면 노인들도 변하고 지켜보는 젊은 것들도 변해야 한다. 그는 서울시내 300군데 사회복지관 리스트를 꺼내 보이며 자신의 책 한권씩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꿈은 복지관 운영이다. 시아버지가 남긴 건물 1층을 노인들을 위해 온전히 내어주고 2층 학원에서 번 돈을 내려보냈으면 좋겠단다. 이름까지 지어놨다. 그런데 남편한테 이 말을 꺼내면 손들고 있으라며 벌을 세울지 모른다며 너스레다. 글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70대는 제2의 성 전성기 즐기시도록 하는게 효도” 김기영씨
“능력이 되고 임신 걱정은 없고… 자의식이나 부담스런 시선만 없다면 노년은 자유연애와 자유섹스를 위한 호기입니다.” 노인들 자신은 정작 그렇지 않은데, 주변에서 곱게 늙어야 한다. 창피하다면서 주눅들게 함으로써 노화를 촉진시킨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정상적인 성생활은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면역체계를 돕는다. 남성의 경우 전립선 질환을 예방하고 여성은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자신감을 주어 치매와 건망증을 막아준다. 그런데 양로원은 노인의 성을 완전히 말살하는 구조다. 남녀를 분리수용해 남녀 접촉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다. 지은이는 그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하면 될까 하는 질문에 그것은 머리좋은 사람들이 고민해 달라는 말로 대신했다. 지은이가 권하는, 노인을 위한 성생활 지침은 도발적이다. 성기를 자주 사용하라. 자위행위를 자주 하되 공들여 천천히 하라 등등. 그는 궁극적으로 ‘효’의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와 자식 일 대 일 관계에서 파악할 게 아니라 부모 세대의 노고에 대한 사회적인 부양으로 봐야 한다는 것. 젊어서는 돈 버느라, 자식 눈치 보느라 섹스를 즐기지 못하고, 늙어서는 배우자가 없거나 편견 때문에 역시 그러한데, 그들이 마음놓고 제2의 전성기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효라고 본다. 그러자면 노인들도 변하고 지켜보는 젊은 것들도 변해야 한다. 그는 서울시내 300군데 사회복지관 리스트를 꺼내 보이며 자신의 책 한권씩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꿈은 복지관 운영이다. 시아버지가 남긴 건물 1층을 노인들을 위해 온전히 내어주고 2층 학원에서 번 돈을 내려보냈으면 좋겠단다. 이름까지 지어놨다. 그런데 남편한테 이 말을 꺼내면 손들고 있으라며 벌을 세울지 모른다며 너스레다. 글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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