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독서
리딩
알렉스 퍼거슨, 마이클 모리츠 지음
박세연·조철웅 옮김
알에이치코리아(RHK)·1만8000원 퍼거슨 감독,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이런 궁금증은 만인의 공통된 관심사다. 26년간 맨유에서 1500경기를 지휘하며 60% 가까운 승률을 기록하고, 38개의 각종 우승컵을 들어올린 축구에 미친 거인. 지구촌 스포츠인 축구의 영향력 덕분에 경쟁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은 ‘결과물을 내는’ 퍼거슨에 꽂혔다. 무엇 하나라도 그에게 배울 수 있다면 좀더 멋진 인생을 살거나,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래서 이전에 나온 그의 자서전은 불티나게 팔렸고, 하버드경영대학에서는 그의 리더십 사례연구를 발표했다. <리딩>은 퍼거슨이 행여 숨겨놓았을지 모르는 광맥을 찾으려는 시도다. 아이티기업 전문투자회사인 세쿼이아 캐피털 회장인 마이클 모리츠가 변화, 도전, 아이디어, 시장 등의 키워드를 통해 퍼거슨의 생각을 들여다봤다. 그런데 결론이 미증유의 새로운 발견은 아니었다. 선수들한테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신념을 심어준 ‘위닝 스피릿’은 잘 알려져 있다. 5차례의 리그 준우승 뒤 이듬해 반드시 우승한 것은 “실패를 기회로 바꾸는 그의 불같은 열정”의 힘이다. “패자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기” 때문에 그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전략을 짰다. 그래도 퍼거슨에게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퍼거슨은 젊은 시절 하루 4시간만 잔 일벌레다. 맨유 시절 1500경기 가운데 그가 빠진 건 남아공에서 열린 아들 결혼식 참석 등 딱 3번이다. 그럼에도 그는 “감독은 쉬운 일”이라고 한다. 조선소 노동자로 일했던 아버지, 기계제작 견습공으로 겨울철 선반 손잡이의 냉기를 막기 위해 헝겊을 감았던 자신의 기억 때문이다. 그는 게을러서 재능을 살리지 못하는 인간을 가장 싫어한다고 했다. 때로는 선수를 자르는 냉혹한 모습 이면에 원칙을 준수하려고 노력했다. 평생 노동당 지지자로 고향인 스코틀랜드 거번에서 2010년 영국 공산당의 주축이었던 지미 리드의 장례식 추도사를 그가 읽은 것도 독특한 대목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알렉스 퍼거슨, 마이클 모리츠 지음
박세연·조철웅 옮김
알에이치코리아(RHK)·1만8000원 퍼거슨 감독,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이런 궁금증은 만인의 공통된 관심사다. 26년간 맨유에서 1500경기를 지휘하며 60% 가까운 승률을 기록하고, 38개의 각종 우승컵을 들어올린 축구에 미친 거인. 지구촌 스포츠인 축구의 영향력 덕분에 경쟁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은 ‘결과물을 내는’ 퍼거슨에 꽂혔다. 무엇 하나라도 그에게 배울 수 있다면 좀더 멋진 인생을 살거나,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래서 이전에 나온 그의 자서전은 불티나게 팔렸고, 하버드경영대학에서는 그의 리더십 사례연구를 발표했다. <리딩>은 퍼거슨이 행여 숨겨놓았을지 모르는 광맥을 찾으려는 시도다. 아이티기업 전문투자회사인 세쿼이아 캐피털 회장인 마이클 모리츠가 변화, 도전, 아이디어, 시장 등의 키워드를 통해 퍼거슨의 생각을 들여다봤다. 그런데 결론이 미증유의 새로운 발견은 아니었다. 선수들한테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신념을 심어준 ‘위닝 스피릿’은 잘 알려져 있다. 5차례의 리그 준우승 뒤 이듬해 반드시 우승한 것은 “실패를 기회로 바꾸는 그의 불같은 열정”의 힘이다. “패자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기” 때문에 그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전략을 짰다. 그래도 퍼거슨에게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퍼거슨은 젊은 시절 하루 4시간만 잔 일벌레다. 맨유 시절 1500경기 가운데 그가 빠진 건 남아공에서 열린 아들 결혼식 참석 등 딱 3번이다. 그럼에도 그는 “감독은 쉬운 일”이라고 한다. 조선소 노동자로 일했던 아버지, 기계제작 견습공으로 겨울철 선반 손잡이의 냉기를 막기 위해 헝겊을 감았던 자신의 기억 때문이다. 그는 게을러서 재능을 살리지 못하는 인간을 가장 싫어한다고 했다. 때로는 선수를 자르는 냉혹한 모습 이면에 원칙을 준수하려고 노력했다. 평생 노동당 지지자로 고향인 스코틀랜드 거번에서 2010년 영국 공산당의 주축이었던 지미 리드의 장례식 추도사를 그가 읽은 것도 독특한 대목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