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권 시인
‘산문(山門)에 기대어’로 잘 알려진 원로 송수권 시인이 4일 낮 12시40분 폐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6.
1940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고인은 순천사범학교와 서라벌예대 문창과를 졸업했으며 75년 <문학사상>에 ‘산문에 기대어’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누이야/ 가을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로 시작하는 이 시에서 보듯 그는 겨레 고유의 정서를 친근한 리듬에 실어 노래한 전통 서정시의 계보를 이었다. 한편으로는 전쟁 전후 지리산 빨치산들을 다룬 연작시집 <빨치산>과 제주 4·3의 아픔을 노래한 서사시집 <신화를 삼킨 섬 흑룡만리>에서 보듯 역사와 현실의 아픔을 시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고흥군에서는 지난해부터 ‘송수권시문학상’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1남2녀가 있다. 빈소는 광주 천지장례식장, 발인은 6일 오전 7시. (062)527-1000.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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