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주씨. 사진 해냄출판사 제공
조영주 ‘붉은 소파’ 세계문학상 수상
딸 유품 소파로 범인 찾는 이야기
“독자 생각하게 하는 글 쓰고파”
딸 유품 소파로 범인 찾는 이야기
“독자 생각하게 하는 글 쓰고파”
“이 소설은 결국 한 장의 사진을 찍는 과정을 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40년 동안 사진을 찍고 스타 사진작가가 됐지만 다른 한편 그의 인생에서는 계속 여자들이 죽어 나가는 굴곡이 이어지죠. 주인공 정석주는 그 일련의 살인사건을 해결하고 나서야 비로소 원하던 사진 한 장을 얻게 됩니다. 살인자를 찾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마침내 살인자를 용서하게도 되는 것이죠.”
장편 추리소설 <붉은 소파>로 5천만원 고료 제12회 세계문학상을 받은 조영주(37)씨는 “30년 동안 붉은 소파를 가지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람들 사진을 찍은 사진작가 호르스트 바커바르트의 사진집 <붉은 소파>에서 소설의 착상을 얻었다”고 밝혔다. 30일 낮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다.
<붉은 소파>는 15년 전 연쇄살인사건으로 딸을 잃은 뒤 방황하는 스타 사진작가가 딸의 유품인 붉은 소파를 이용해 범인을 찾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심사위원들(박범신 은희경 김형경 하응백 김미현 장은수 강유정)은 “살인, 사진, 실종, 기억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의 흐름이 흥미의 끈을 놓지 않으며, 추리 서사로서 끝까지 독자들과 지적인 게임을 한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수상자 조씨는 숭실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뒤 대한민국디지털작가상 우수상,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등을 받았으며 ‘윤해환’이라는 필명으로 장편 <트위터 탐정 설록수> <몽유도원기>를 낸 바 있다.
조씨는 “<붉은 소파>를 쓰면서 사진작가 구본창 선생님의 작업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며 “책 표지에도 구본창 선생님의 작품 ‘상하이’를 썼고 소설을 이루는 5개 장마다 선생님의 사진을 앞세웠다. 사실 천재 사진가인 주인공 정석주의 모델 역시 구본창 선생님”이라고 밝혔다.
만화가 겸 소설가 조강타씨의 딸인 조영주씨는 소설을 쓰는 동시에 바리스타 일을 겸해 왔다. 그는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모방범>처럼 사건만 이야기하지 않고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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