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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세상 바꾸려면 ‘혁명의 들뢰즈’를!

등록 2016-06-23 21:58수정 2016-06-23 22:01

혁명의 거리에서 들뢰즈를 읽자
김재인 지음/느티나무책방·1만5000원

1970년 미셸 푸코(1926~1984)는 질 들뢰즈(1925~1995)가 쓴 <차이와 반복>, <의미와 논리>에 대한 서평 ‘철학 극장’에서 “아마도 언젠가 세기는 들뢰즈의 것이 되리라”고 썼다. 일방적인 찬사인 듯하지만, <안티 오이디푸스>와 같은 들뢰즈의 대표작들을 번역하는 등 들뢰즈 연구에 매달려온 김재인 박사는 이 말 속에 담긴 다른 뜻을 읽는다. “들뢰즈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이름만으로 소비되는 사상가가 될 것”이라는 예언이다. 실제로 사망 20년째를 맞은 지금에도 들뢰즈의 진면목은 여전히 탐구 대상이다.

<혁명의 거리에서 들뢰즈를 읽자>는 김재인 박사가 그동안 들뢰즈 철학의 전체적인 모습을 해설하려 노력했던 강의 내용 등을 뼈대로 삼은 ‘들뢰즈 입문서’다. 무엇보다 지은이는 고정된 주체를 상정하는 관념론 전통의 반대편에 서서, 과학주의·자연주의·경험주의 등을 배경으로 삼아 ‘실천’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들뢰즈 철학의 독창성을 찾는다. 들뢰즈는 루크레티우스와 에피쿠로스에서 시작해, 스피노자·흄·니체·베르그송 등을 거치며 이어온 하나의 계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자연과학이 알려주는 앎에 대한 존중과 그 앎을 끝까지 견지”하며, 지식을 얻는 방법과 태도로서 ‘실험’을 그치지 않는다 같은 특성이 있다.

들뢰즈는 사회·세계·우주 등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물질적 하부구조’를 ‘무의식’ 개념으로 풀이하는 독창적 사유를 전개했다고 한다. 예컨대 <천개의 고원>에서는 ‘매끈한 공간’과 ‘홈 파인 공간’의 구별을 다루는데, 우리가 파인 홈을 따라 이동하게 만드는 공간이 무의식처럼 주어진 물질적 하부구조라면, 어디든 다른 곳으로 갈 수 있게 이 홈을 매끈하게 갈아내는 것은 ‘실천’의 과제가 된다.

지은이는 이른바 ‘좌파’ 일각에서 인간의 의도대로 세계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등의 관념론적·신학적·인간주의적 태도를 보이며, 들뢰즈 철학의 혁명적 성격을 외면하고 꺼리는 경향에 대해서도 비판을 제기한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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