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 비례대표 서울시의원 김진철씨
비례대표 서울시의원 김진철씨
비대위 총무로 ‘윈윈 협상’ 이끌어
더민주 을지로위원회 ‘비례’ 발탁 소아마비·고졸 딛고 늦깎이 공부
‘지역중소서점 활성화’ 조례 발의
최근 서울시 전국 처음으로 제정 홈플러스와의 싸움은 나름 ‘윈윈’으로 끝났다. 비대위는 홈플러스에 1차 산품인 무·배추·사과 등 15가지 판매를 포기하면 들어와도 좋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랬더니 홈플러스 쪽에서 그건 아예 장사하지 말라는 얘기라며 반발했다. 그래서 1차 산품에서 소고기 국거리 하나만 넣고 나머지 14가지는 2차 산품인 순대·떡볶이·건고추·망고 등으로 바꿨다. 또 망원동 시장 근처 목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점을 철거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홈플러스에서 이를 수용했고, 지역 소상인들은 익스프레스점이 없어지니 좋아했다. ‘갑질’하는 기업들에 희생당하는 비정규직이나 영세상인 등 약자를 지원하고자 생긴 더불어민주당의 ‘을지로위원회’는 그런 활동에 주목해 2014년 시장 상인 대표 자격으로 그를 시의회 비례대표 의원에 천거했다. “의회에 들어와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관련 전문용어를 잘 몰라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보람도 느낀다.”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김제고를 나온 그는 시의원 활동을 좀 더 잘하고 싶어 지난해 3월 경희대 사이버대학 엔지오(NGO)학과에 들어가 늦깎이 공부를 하고 있다. “늘 책을 들고 다니면서 한 구절씩이라도 읽으려 노력하고 있다”는 그의 책상 위에는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놓여 있었고, 책장에는 <담론>과 <강의>도 꽂혀 있었다. 김 의원은 “출판사의 책 납품 가격비율(공급률)부터 온라인 대형서점은 정가의 59%, 대형 오프라인서점은 61%인데 동네서점은 71~73%로 높아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점마저 대형 재벌유통업체들이 장악하면 결국 책과 국민들 거리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정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데 대한 쓴소리로 들렸다. 현재 서울시의회 의원 106명 중에 비례대표는 10명에 불과하다. 여야 각각 5명씩 중에 3명씩 6명은 여성 몫이다. 말하자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비례대표 시의원으로서 그는 불편한 다리 대신, 스틱과 오토바이를 이용해 현장을 열심히 누비고 있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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