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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가습기 살균제 재앙은 막을 수 없었나

등록 2016-09-08 19:29수정 2016-09-08 19:48

잠깐 독서
빼앗긴 숨 - 최악의 환경 비극, 가습기살균제 재앙의 진실
안종주 지음/한울·2만4000원

현재진행형인 가습기 살균제의 재앙은 복잡하지 않다. 영양제를 먹였는데 사실은 그게 독약이었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가습기에 넣었던 살균제가 몸에 해롭다는 균을 죽이면서 사람도 상하게 했다. 아직도 살균제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는지, 그 중 얼마나 세상을 등졌는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상식 밖의 참사가 일어났을까. 환경보건 전문기자 출신인 저자 안종주의 진단은 이렇다. 이익만 추구하며 소비자의 안전은 나 몰라라 하는 기업, 그 기업을 관리·감독할 의지나 능력이 없는 정부, 이른 시기에 사태를 인지하고도 원인 파악에 실패한 의료계, 세균 공포를 확산하며 이슈 만들기에만 골몰해온 언론의 합작품이다. 즉, 기업과 정부, 전문가 집단 등 어느 한 곳이라도 제 구실을 했더라면 피해 규모를 훨씬 줄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으니 시민 개개인이 복잡한 화학기호의 약자로 이뤄진 유해 독성물질을 스스로 알아서 피해야 하고, 세월호 참사에서 보듯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온몸을 던져야 겨우 진상의 일단이 드러나는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탈리도마이드, 미나마타병, 보팔참사 등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환경참사도 다룬 <빼앗긴 숨>에서 가장 울림이 큰 대목은 특별기고한 강찬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 대표의 절규다. “정부나 가해 기업들이 피해자들에게 전하는 어설픈 사과나 시혜 같은 ‘코스프레’를 걷어 치워라. 당신들이 세상에서 마땅히 치러야할 책임에 대해 스스로 통감하고 그 역할을 다하라.”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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