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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파리 예술가들의 ‘해시시’ 체험담

등록 2005-11-03 18:51수정 2005-11-04 15:57

해시시 클럽<br>
샤를 보들레르·발터 베냐민 외 지음<br>
조은섭 옮김. 싸이북스 펴냄. 1만원<br>
해시시 클럽
샤를 보들레르·발터 베냐민 외 지음
조은섭 옮김. 싸이북스 펴냄. 1만원
잠깐독서
한데 모여서 해시시(대마 수지)를 복용하는 집단이 있다. 장소는 프랑스 파리 센 강 연안 생 루이 섬의 피모당 호텔. 멤버는 시인과 소설가, 화가 등 예술가들. 샤를 보들레르, 외젠 들라크루아, 빅토르 위고, 테오필 고티에, 제랄드 네르발, 알렉상드르 뒤마, 오노레 드 발자크, 귀스타브 플로베르 등이다. <해시시 클럽>은 이 클럽 멤버들이 쓴 해시시에 관한 글을 모은 것이다. ‘해시시(hashish)’는 ‘암살자(assassin)’의 어원과 연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십자군전쟁 시기 아랍의 한 암살단은 목숨을 아끼지 않고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유명했는데, 알고 보니 해시시의 효과였다는 것이다.

소설가 테오필 고티에의 단편 <해시시 클럽>은 피모당 호텔에서 경험한 해시시 복용기를 그리고 있다. 해시시를 먹고 나자 우선 미각과 청각 등 감각이 놀랄 만큼 예민해졌으며, 이어서는 곁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우스꽝스럽게 일그러져 보이며 웃음을 유발했고, 마침내 광기가 엄습하면서 온갖 환상이 보였다: “…발에 바퀴를 달고 배에 냄비를 단 수도승들, 그릇들로 만든 갑옷을 입고, 새 발톱에 목검을 겨누고 있는 전사들, 꼬치구이 기계의 톱니 사이에 끼여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국가원수들…”

그 자신 다양한 약물을 경험했던 보들레르는 <해시시의 시>에서 뜻밖에도 해시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다. 풍부한 사료와 여러 사람의 증언을 토대로 꼼꼼하게 기술된 이 글에서 그는 심지어 “아편이 아늑한 유혹자라면 해시시는 광폭한 악마”라며 해시시의 부작용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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